기시다, 7~8일 방한…한일·한미일 공조 강화

기시다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마음 터놓고 의견 교환할 좋은 기회”
3월 방일 윤석열 이어 셔틀 외교 재개 의지 표명
북핵, 경제안보 등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선 한미일 3자 회담 예정

▲윤석열(왼쪽)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3월 16일 맥주로 건배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한국과 일본의 셔틀 외교가 복원되면서 양국 관계 개선이 한층 가속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까지 합세하면서 3국 공조도 한층 두터워지고 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 중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가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허락하면 7~8일 한국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며 “한일 관계의 가속과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해 마음을 터놓고 의견을 교환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3월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이어 셔틀 외교에 탄력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들은 사실상 기시다 총리가 방한 일정을 확정했다고 줄지어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정부 고위 관리가 기시다 총리의 방한 계획을 여당인 자민당에 전달했다”며 “7일부터 양일간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협력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용산 대통령실도 이날 기시다 총리의 방한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3월 방일을 계기로 기시다 총리의 서울 방문을 초청한 바 있다”며 “이번 기시다 총리 방한을 통해 정상 간 셔틀외교가 본격 가동된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은 일본 총리로선 고(故) 아베 신조가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차 입국했던 2018년 이후 처음이다. 또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당시 일본 총리의 방한 이후 처음으로 한일 정상이 정례적으로 상대국을 방문하는 셔틀 외교가 복원되는 것이다.

아프리카 순방이 5일까지로 예정된 만큼 기시다 총리는 일본 귀국 후 바로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빡빡한 일정을 잡은 것과 관련해 NHK방송은 “기시다 총리로선 3월 열렸던 정상회담과 거리를 두지 않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에 셔틀 외교를 재개함으로써 한일관계 개선 흐름을 확실하게 하고 싶은 생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일 정상회담에선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안보 연계 강화를 확인하는 것을 비롯해 반도체에서의 경제안보 협력과 양국 간 수출관리 방식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점쳐진다. 일본은 지난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 재지정하기 위한 절차를 개시해 공급망 등 경제안보 연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한국에서 강제징용 등과 관련해 일본 정부의 명확한 사과가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만큼 이번 회담에서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석열(왼쪽) 대통령과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3자 회담을 열고 있다. 마드리드/AP뉴시스

한편 닛케이는 미국 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한미일 3국이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3자 회담은 지난해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열린 후 약 1년 만이다.

한국은 G7은 아니지만, 의장국인 일본으로부터 이번 회의에 초대를 받았다. 3국 정상은 G7 회의 마지막 날인 21일 회담을 열어 중국 첨단기술 통제와 북핵 위협 대응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