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이 내 팔 만지작”…DMZ 美장교가 꼽은 황당 순간

입력 2023-05-0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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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에서 8년간 근무한 미 해군 퇴역장교가 가장 어색했던 순간으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의 만남을 언급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유엔군 사령부 소속으로 DMZ에서 8년간 근무한 미 해군 퇴역장교 대니얼 에드워드 맥셰인 전 소령의 판문점 생활을 소개했다.

그는 DMZ 근무 기간 중 가장 어색했던 순간으로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만났을 때를 꼽았다.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준비하러 판문점을 찾았는데, 회의 장소에서 자신의 옆자리에 앉아 웃으며 팔을 가볍게 만지기도 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판문점에 근무하던 군인들이 김 부부장이 여자친구냐며 자신을 놀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맥셰인 전 소령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판문점에서 최장기간 근무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남북 관계를 몸소 체험했다.

그는 판문점 근무를 시작하던 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털어놨다. 근무 첫날 밤 주변에서 지뢰 한 발이 터졌고, 이튿날엔 두 개가 폭발했다며 “DMZ에 지뢰 200만 개가 흩뿌려져 있었다. 문화적 충격이었다”라고 했다.

북미 양국 장교들이 판문점에서 가끔 마주치면 야구 얘기 같은 사적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북한군은 미국 과자 도리토스와 한국의 초코파이를 좋아했다고 덧붙였다.

맥셰인 전 소령은 2015년 DMZ를 순찰하던 한국 육군 하사 2명이 북한 목함지뢰에 중상을 입었을 때와 2017년 북한군 병사가 총격을 뚫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귀순했을 때를 언급하며 긴박했던 DMZ 상황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2019년 6월 판문점 근무를 마치고 퇴역을 위해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이 판문점을 방문하며 이루어진 깜짝 북미 정상회담으로 인해 그의 일정은 물거품이 됐다.

또 회담 당일 북한 장교들이 수십 개의 북한 인공기를 들고 나타났는데, 맥셰인 전 소령이 가진 미국 성조기는 3개뿐이어서 해병대 헬리콥터가 급히 서울로 날아가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성조기를 조달해왔던 후일담도 전했다.

인터뷰 끝에 맥셰인 전 소령은 2018년 4월 당시 문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에 공동으로 심은 ‘평화와 번영의 나무’가 “죽지 않도록 계속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로 남북 간 화해·협력이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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