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맞아 HBM3 시장 개화 성큼...삼성ㆍSK '차세대 D램' 전쟁

입력 2023-05-0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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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최초 개발에 신제품까지…시장 선두
삼성전자, 하반기 양산 시작…추격 고삐
챗GPT 등장에 2025년까지 연평균 45% 성장
불황에도 수요ㆍ가격 끄떡없어…기업들 '군침'

성장성이 높은 차세대 D램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연평균 두 자릿수의 성장세가 예고된 고부가가치 제품인 만큼 시장 선점을 통해 반도체 수익성 개선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현재 HBM의 4세대 제품인 HBM3을 두고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의 1위는 삼성전자이지만, 이 시장에서 한발 앞선 것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HBM3을 개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HBM3 신제품까지 개발 완료했다.

SK하이닉스의 신제품은 D램 12개를 수직으로 쌓아 올려 저장 용량을 대폭 높인 것이 특징이다. D램 단품 칩 8개를 수직 적층한 16GB의 기존 HBM3보다 최대 용량을 50% 확대했다. 최대 819GB/s(초당 819기가바이트)의 속도를 구현하며, 풀HD 영화 163편을 1초에 전송할 수 있다. 하반기에는 한 단계 진보한 제품인 HBM3E 제품을 통해 8Gbps(초당 기가비트)의 속도를 구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2단 적층 HBM3.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2단 적층 HBM3. (사진제공=SK하이닉스)

삼성전자는 현재 HBM3 샘플을 시장에 선보였으며, 하반기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할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HBM3보다 성능과 용량을 대폭 늘린 HBM3P까지 출시해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각각 50%, 40%다. 3위인 마이크론은 10%에 그친다. 내년에는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53%로 확대되고,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각각 38%, 9%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챗GPT 등 인공지능(AI) 수요가 증가하면서 향후 HBM 시장의 성장세는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HBM이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 수준이지만, 많은 양의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만큼 고성능 메모리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귀한 몸이 되면서 가격 역시 지난해 대비 5배 이상 올랐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인 엔비디아는 자사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SK하이닉스의 HBM3을 결합해 서버 및 클라우드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HBM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2025년까지 45%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반도체 불황에도 수요가 견조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만큼 양사는 향후 개발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지난주 1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 콜에서도 공통적으로 HBM3에 대해 언급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HBM 매출이 올해 50% 이상 늘고, 내년에도 더 늘 것”이라며 “해마다 50% 이상 성장하도록 생산능력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HBM3은 올해부터 수요 성장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 제품 라인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프리미엄 시장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도 “지금의 HBM3뿐 아니라 더 높은 성능과 용량의 차세대 HBM3P 제품도 업계 최고 성능으로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HBM이 탑재된 GPU가 과거에는 주로 게임용 PC에 쓰였다면 현재는 데이터센터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등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HBM은 현존하는 D램 중 가장 최고 성능의 스펙을 가진 제품으로 상대적으로 단가가 비싸 업계에서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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