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내수시장 판매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 설비투자·건설 부진 등 세계 경기 약세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2일부터 온라인몰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포스코, 동국제강에 이어 현대제철도 철강 온라인 판매를 통해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입한 것이다.
현대제철이 온라인 판매를 통해 선보이는 H CORE(에이치 코어)는 내진 강재 브랜드로 2017년 출범한 뒤 2022년 9월 프리미엄 건설용 강재로 재탄생했다. 에이치코어는 건축 분야 외에도 사회 기반시설을 건설하는 토목,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시설 등 다양한 산업분야를 대상으로 한다.
현대제철은 내수시장 판매 강화와 동시에 친환경 제철소 전환을 위해 해당 제품 판매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앞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0년까지 중간 목표는 탄소배출 12% 감축 목표"라며 친환경 제품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었다.
일찍이 온라인 판매를 시작은 동국제강은 '스틸샵'을 통해 국내 건설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동국제강은 현재 철근과 형강, 냉연 제품까지 품목을 확대하고 플랫폼 오픈 2년 만에 누전 판매 5만 t(톤)을 기록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계열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온라인 플랫폼 '이스틸포유(eSteel4U)'를 통해 지난해 4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올해 1·4분기 판매량은 14만3000톤이다. 올해 거래 목표는 62만 톤 규모다. 2030년 연간 400만 톤 규모의 온라인 철강거래 체계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철강사들의 이커머스 시장에 적극적인 배경에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철강 3사는 중국 리오프닝에도 불구하고 실적 부진이 2분기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태풍 상흔으로 분기 대비 실적은 개선됐지만, 앞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큰 만큼 돌파구가 필요했다는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현대제철의 온라인 판매 시장 진입으로 철강재 시장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굳어졌던 수요·공급 체계가 더욱 활성화가 되는 동시에 경기불황을 극복하는 데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앞으로는 중국 기여도는 줄이고, 저탄소제품은 확대하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철강사들도 내수 시장 판매를 통해 정체성을 강화하고 이를 계기로 새로운 추진력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