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달리는 ‘회색코뿔소’...지역은행 공매도 급증·부채는 숨넘어가

입력 2023-05-0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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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은행 ETF 공매도 비율 96%
팩웨스트은행 파산 우려 고조
서머스 “은행보다 부채한도 더 심각”
백악관·의회 부채한도 협상 출구 안 보여
3월 구인건수, 2년래 최저 등 지표 부진

미국 경제 곳곳에서 경고음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미 금융당국의 적극적 개입에도 지역은행 도미노 파산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공매도 세력까지 가세하면서 추가 붕괴 공포가 시장을 덮쳤다. 한편 미국 연방정부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예상보다 빨리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부와 의회 협상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이에 미국에 ‘회색코뿔소’가 달려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색코뿔소는 위험 경고에도 대비하지 않아 재앙을 부르는 요인을 일컫는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지역은행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세력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S3파트너스 분석 결과, 지역은행 종목들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 지역은행 ETF(KRE)’의 발행 주식 대비 공매도 비율이 일주일 전의 74%에서 96%로 치솟았다. 이는 ETF 포지션의 약 50%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헤지펀드가 공매도를 주도하고 개미들이 편승하면서 시장 불안을 부추기는 분위기다. 아트 호건 B.라일리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JP모건체이스의 퍼스트리퍼블릭 전격 인수에도 안도 랠리가 오지 않았다는 사실이 공매도 세력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공매도 급증은 금융당국이 겨우 진화한 은행 위기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JP모건이 퍼스트리퍼블릭을 인수한다고 발표한 이후 지역은행 주가는 이틀째 곤두박질쳤다. 다음 파산 후보가 될 것이라는 불안에 팩웨스트은행 주가는 전날 10%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27.78% 폭락했다. 최근 팩웨스트 공매도 비중은 이틀 전 붕괴한 퍼스트리퍼블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웨스턴얼라이언스와 메트로폴리탄은 각각 15%, 20% 밀렸고, 코메리카와 자이언스도 10% 이상 떨어졌다. 지역은행 주가를 종합한 KBW지역은행지수는 5.5% 급락한 82.31로 2020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대형은행도 유탄을 피하지 못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주가 모두 3% 이상 하락했다.

부채한도는 또 다른 회색코뿔소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은행보다 부채한도를 더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그는 “의회가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매우 심각한 일이 일어나기 직전인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연방정부 재정 상태를 심각하게 우려했다. 그는 “미국이 디폴트에 빠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솔직히, 미래 재정문제 대신 부채한도 상한 상향에 집중하는 건 200피트(약 61m) 높이의 쓰나미가 닥쳐오는데 눈앞의 30피트 파도를 걱정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부채한도와 재정적자라는 거대한 파고가 밀려오고 있지만 정부와 의회의 줄다리기는 계속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한도 상향을 논의하기 위해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등 여야 지도부를 9일 백악관으로 초청하면서도 협상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조건 없는 부채한도 상향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설 뜻이 없음을 내비친 것이다. 반면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은 정부 지출 대폭 삭감을 전제로 부채한도를 상향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이미 통과시킨 상태다.

경제에는 냉각 조짐이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3월 민간기업 구인건수는 959만 건으로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정리해고 근로자 수는 전월의 160만 명에서 180만 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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