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서 안내면 배제"…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 설립 두고 내부 잡음

입력 2023-05-03 17:44 수정 2023-05-0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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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위, “28일에 동의서 징구 마감“…일부 주민들 반발

강남구청, 추진위에 행정지도 공문 전달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 사무실 전경 (문현호 기자 m2h@)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 사무실 전경 (문현호 기자 m2h@)

“조합이 설립되더라도 또 갈등 때문에 더 늦어질까 걱정된다”

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주민 A씨는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벌어지는 갈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은마아파트는 최근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 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 위원회(추진위)와 은마아파트 소유자 협의회(은소협)가 재건축 세부 조건과 조합설립 방식을 두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서다. 향후 조합이 설립되더라도 이해 관계 당사자들 간 갈등 때문에 재건축 추진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17일부터 추진위는 아파트 소유자들에게 수차례 문자를 보냈다. 문자에는 28일까지 조합설립 동의서 징구를 마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조합원이 아닌 자가 조합에서 배제되면 권리가 박탈될 것이라는 문구도 있었다.

이에 소유자들은 반발하고 강남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후 강남구청은 조합설립 동의서는 특정 기한을 정해 징구를 마감한다는 안내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해 추진위에 행정지도를 내렸다.

양측의 주요 갈등으로는 아파트 설계변경과 조합장, 위원 선출방식 선정 등이 있다.

먼저 은소협은 기존 76.5㎡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불만을 근거로 아파트 설계변경을 추진위에 요구하고 있다. 추진위가 내놓은 추정 분담금 자료를 보면 조합원에 공급되는 물량 중 가장 작은 아파트는 84㎡형이다. 이보다 낮은 59㎡는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기존 전용면적 76.5㎡에 살고 있는 소유주들은 최소 84㎡로 가야 하는 것이다.

은소협은 76.5㎡에 사 주민이 84㎡로 갔을 때 분담금이 3억1800만 원, 이주비 7억 원에 대한 이자 2억8000만 원까지 더해 약 6억 원에 이르는 자부담금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은퇴를 한 사람 등 당장 자금을 구해올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있는 만큼 설계변경을 통해 부담을 낮춰달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은소협은 아파트 분양 절차에 따르면 권리가액이 높은 순으로 분양을 받게 돼 있어 물량이 없으면 99㎡나 109㎡를 분양받아야 해 분담금이 더 늘어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소유자 협의회 사무실 전경 (문현호 기자 m2h@)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소유자 협의회 사무실 전경 (문현호 기자 m2h@)

이에 추진위는 빠른 인허가 절차를 위해 조합을 먼저 설립한 뒤 설계변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은소협은 ”구두로 하는 설계변경 약속은 믿을 수 없다“며 정비계획 수정 내용을 명시한 문서를 만들고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은소협은 조합설립 허가 뒤 있을 조합위원장 선거 관리 위원 선출을 자체 선거가 아닌 구청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을 추진위에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조합장 선거에서 비리 등 문제가 많았던 만큼 구청 중심으로 투명한 선거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추진위 측은 은소협의 잇단 반발 움직임을 두고 재건축 과정에서 이권을 차지하기 위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추진위는 “은소협이 조합 설립과 조합위원장 선거에서 우리한 위치를 얻기 일부러 갈등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은소협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주도권 다툼 목소리에 대해 일축했다. 은소협은 “우리는 올바른 재건축을 위해 움직일 뿐”이라며 “아파트 소유자들의 권리를 지키면서 빠르게 조합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추진위는 아파트 조합설립 동의율 75%를 국내 최초로 최단기간인 27일 만에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은 절차인 상가 동의율 50% 확보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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