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가상자산 규제론-上] 글로벌 공동규제 움직임…"세계 각국 검토 단계 고무적"

입력 2023-05-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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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보호ㆍ자금세탁 방지 차원
각국 정부, 공통 대응 필요성 공감
재무장관회의서도 규제 논의 추진

▲지난달 열린 G7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각국 장관들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열린 G7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각국 장관들 모습 (연합뉴스)

G7 의장국 일본과 G20 의장국 인도를 중심으로 세계 가상자산 공동 규제 틀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2023년은 세계 각국이 가상자산 제도를 만들어나가는 규제 원년으로, 이용자 보호·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각국 정부의 공통 대응이 중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일본 정부는 19일부터 3일간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규제를 논의한 뒤 그 성과를 공동 선언에 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앞서 11~13일 일본 니가타에서 개최되는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가상자산 규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스즈키 에이케이 일본 금융청 대신정무관(차관급)은 4월 1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행사에서 “올해 일본은 G7 의장국으로서 암호 자산에 대한 자금세탁 방지(AML)를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로 두고 있다”면서 “DeFi(탈중앙화금융)나 P2P(개인 간 거래) 등 새로운 리스크 모니터링과 대처 방향성 검토에 관한 FATF 작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올해 G20 의장국을 맡은 인도 역시 가상자산에 대한 공통 규제 틀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2월 24~25일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가상자산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특히 인도는 자국 내에서 가상자산을 완전히 금지하는 방안까지 고려한 적이 있는 만큼, 금지까지 염두에 둔 엄격한 규제를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동 규제 움직임은 보이지만,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나 내부 상황에 따라 규제 방향이 제각각이라 실제 공동 규제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SEC(증권거래위원회)가 증권법 위반을 이유로 연일 가상자산 기업을 때리고 있지만, 코인의 증권성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해 규제 명확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 연합은 주요국 최초로 포괄적 규제 법안인 MiCA를 통과시키며 규제 첫 단추를 끼웠지만, 홍콩과 두바이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상자산 시장을 적극 지원하면서 ‘크립토 헤븐’을 건설 중이다.

앞서 세계 금융 시스템을 모니터링하는 금융안정위원회(Financial Stability Board)나 IMF 등 국제 기구는 공동 규제 방안을 논의했으나 원론적인 결론만 도출했다. IMF는 올해 2월 가상자산 취급에 대한 공동 행동 계획인 ‘가상자산에 효율적 대응을 위한 9개 방침’을 발표했으나, 선언적인 수준에서 머물렀다.

IMF의 공동 행동 계획은 △가상자산에 법정 통화 지위를 부여하지 않고 △가상자산의 법적 확실성 확립하고 △모든 시장 참여자에게 투명성 및 행위 규제 요구 사항을 개발·시행하고 △가상자산 규정의 감독 및 집행을 강화하기 위한 국제 협력 협정을 수립한다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다.

황석진 동국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각국이 이해관계가 다르다보니 공동 규제 방안을 마련한다고 해도 실효성있는 결론이 나오기는 힘들 거라고 보여진다”면서 “다만 기존에는 FATF 차원에서만 논의가 있었는데, 세계 각국이 실질적으로 모여서 검토를 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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