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법저법] 펜션 예약 당일 취소…정말 환불받을 수 없나?

입력 2023-05-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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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현 법무법인(유한) 바른 변호사

법조 기자들이 모여 우리 생활의 법률 상식을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가사, 부동산, 소액 민사 등 분야에서 생활경제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막상 맞닥트리면 당황할 수 있는 사건들, 이런 내용으로도 상담받을 수 있을까 싶은 다소 엉뚱한 주제도 기존 판례와 법리를 비교·분석하면서 재미있게 풀어드립니다.

(출처 = 픽사베이)
(출처 = 픽사베이)

연휴나 휴가철에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펜션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펜션 예약ㆍ취소ㆍ환불 등 이용 전후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례를 법리적으로 풀어봤습니다.

법무법인(유한) 바른의 소재현 변호사 조언을 들어봤습니다.

Q: 가족여행을 위해 펜션을 예약했습니다. 그런데 펜션 측에서 급한 사정이 생겼다며 도착하기 30분 전에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했습니다. 이런 경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나요?

A: 펜션 사업자의 사정으로 펜션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에는 소비자기본법 제16조 제2항에 근거하여 공정위가 제정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 정하고 있는 아래의 표와 같은 기준에 의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의하면, 사용예정일 당일에 펜션 사업자가 예약을 취소할 경우 비수기인 경우에는 계약금 환급 및 총요금의 20%(주중) 또는 30%(주말)를 배상받을 수 있고, 성수기(여름 시즌: 7. 15. ~ 8. 24, 겨울 시즌: 12. 20. ~ 2. 20.)인 경우에는 소비자가 예약 취소로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계약금 환급 및 총요금의 50% 초과 상당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권고사항일 뿐 법적인 구속력은 없으며, 당사자 간에 체결한 계약이 있으면 그 계약이 우선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펜션 예약을 하면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므로 한국소비자원 및 법원 등에서 다툼을 하게 될 때 이 기준은 분쟁해결을 위한 합의 또는 권고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Q: 펜션을 예약했는데, 급한 사정이 생겨서 당일 취소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펜션 측에서 당일 취소할 경우 환불이 안 된다고 합니다. 저는 환불받을 수 없나요?

A: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는 소비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예약 취소에 대해서도 아래의 표와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에 의하면, 사용예정일 당일에 소비자가 예약을 취소할 경우 비수기인 경우에는 총요금의 20%(주중) 또는 30%(주말) 공제 후 환급받을 수 있고, 성수기인 경우에는 총요금의 80%(주중) 또는 90%(주말) 공제 후 환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법적인 구속력은 없습니다.

최근 법원은 숙박 예약 플랫폼 아고다와 관련한 판결에서 환불이 불가능한 대신 환불이 가능한 상품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숙박 상품에 대해서, “환불이 가능한 상품이 있는데도 환 불이 불가능한 대신 저렴한 상품을 산 것은 고객의 선택이기 때문에 환불 불가 약관이 고객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웠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환불이 가능한 상품보다 평균 13%가량 저렴한 대신 고객의 ‘노쇼’에 따른 손해를 막으려는 정당한 상품으로 본 것입니다.

Q: 펜션에 도착해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는데, 밤 10시쯤 옆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급하게 대피하게 됐습니다. 저와 가족들은 펜션 입구 주차장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고, 불길은 아침에야 잡혔습니다. 이런 경우 펜션 대여 비용을 환불받을 수 있나요?

A: 옆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는 펜션 주인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펜션 주인이 펜션 대여 비용을 환불할 의무는 없습니다.

다만 재난안전법에 따르면 펜션과 같은 숙박업소는 재난배상책임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합니다. 이 보험은 펜션과 같은 재난취약시설에서 발생하는 화재‧붕괴‧폭발 사고 등으로 인해 타인이 입은 생명‧ 신체 및 재산상의 손해를 보상하기 위해 가입을 의무화하는 것으로써 사례와 같이 펜션 주인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보상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펜션 주인이 가입한 재난배상책임보험을 통해서 펜션 대여 비용 상당액의 손해배상을 받을 수는 있을 것입니다.

Q: 펜션을 예약했는데, 수영장‧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사진으로 보던 것과 많이 달랐습니다. 제가 지불한 펜션 대여 비용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펜션에서 홈페이지 등에 제공한 편의시설 사진을 조작해서 올려 영업을 한 경우라면 전자상거래법 제21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하여 소비자를 유인 또는 소비자와 거래하거나 청약철회 등 또는 계약의 해지를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공정위로부터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고, 전자상거래법 위반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비교적 영세한 사업자와 소비자 간의 소액의 분쟁이라는 점 때문에 실제로 과태료 처분을 받거나 손해배상이 인정된 사례가 많지는 않습니다.

Q: 펜션 수영장에서 놀고 있었는데, 펜션 주인이 설치한 소독용 기계 전선에 걸려 넘어져 무릎에 외상 등 상처를 입었습니다. 주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판례는 공중접객업인 숙박업을 경영하는 자가 투숙객과 체결하는 숙박 계약은 숙박업자와 고객 사이에 일종의 일시 사용을 위한 임대차계약으로써 객실 및 관련 시설은 오로지 숙박업자의 지배 아래 놓여있으므로 고객에게 위험이 없는 안전한 시설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안전을 배려할 보호 의무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례와 같이 고객이 펜션의 관련 시설에서 펜션 주인이 설치한 시설로 상해를 입은 경우 고객은 펜션 주인에게 채무의 불완전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펜션 주인은 자기에게 과실이 없음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 소재현 변호사
▲ 소재현 변호사
제5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여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근무하다가 2022년부터는 법무법인(유한) 바른 소속 변호사(공정거래팀)로 활동 중이다. 주로 공정거래‧금융자문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전면개정된 공정거래법 조문별 판례와 내용」(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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