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밸류파인더는 이달 증권업계 최초로 ‘하락종목 A/S’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해 밸류파인더가 낸 보고서 중 시장하락률보다 더 많이 하락한 종목을 다룬 것이다. 매수 일색으로 비판받던 기존 증권사 보고서와 달리 하락 종목을 다뤘다는 점에서 시장 내 반응은 뜨거웠다. 밸류파인더 측은 최근 홈페이지 방문자 수도 급증해 2~3월 10만 명이 넘는 방문횟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독립리서치(IRP·Independent Research Provider)가 이색적인 전략을 취하면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독립리서치란 증권사 내부에 있는 리서치센터와 달리 자체적으로 보고서를 제공하는 업무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독립된 회사를 말한다. 국내에서는 2016년 최초로 설립된 리서치알음을 필두로 현재도 꾸준히 새로운 독립리서치가 문을 열고 있다.
이들은 중·소형주(스몰캡)을 위주로 기존 증권사 리서치센터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입장이다. 그간 증권사는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대형주 위주의 정형화한 보고서를 발간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들은 이색적인 종목을 발굴하거나 독창적인 투자 전략을 내세워 개인투자자의 눈길을 끌겠다는 것이다.
FS리서치는 개인투자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전략을 택했다. 보고서 작성 외에도 SNS를 통해 구독자에게 실시간으로 주식전략을 전달한다.
보고서에서도 마찬가지다. 황세환 FS리서치 대표는 “투자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한 번에 이해되는 글(보고서)을 쓰려고 한다”며 “용어 하나도 쉽게 풀어 쓰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FS리서치의 보고서에서는 증권사 보고서에서 흔히 보이는 영어 수식이나 전문용어를 찾아보기 어려워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독창성을 추구하는 신생 독립리서치도 늘고 있다. 올해 문을 연 IV리서치는 바이오 중·소형주에 특화한 독립리서치다. 지난해까지 증권사에서 바이오 섹터 담당 애널리스트였던 오승택 IV리서치 이사의 전문성이 반영된 전략이다.
IV리서치가 발간한 보고서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2월 IV리서치는 항체 전문 신약개발 기업 앱클론 보고서를 발간한 날 앱클론의 주가는 11.02% 오른 채 마감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신생 독립리서치임에도 종목 발굴 능력이나 영향력이 상당했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독립리서치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가 늘면서 지속적으로 커지는 추세다. 증권사가 리서치센터의 몸집을 줄이면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독립리서치로 향한 영향도 크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내 독립리서치 시장도 해외처럼 성장할 초석이 다져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해외는 독립리서치 업계가 국내보다 훨씬 활발한 데다 캐나다의 BCA리서치나 영국의 TS롬바르드 등 권위있는 독립리서치도 많아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제도 개선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독립리서치 시장이 성장하면서 보수적이고 획일적이었던 증권가에 새로운 시각과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면 투자자뿐만 아니라 국내 자본시장에도 좋은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