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없어 보험 깼다…코로나 이후 해약건수 20만 건 '↑'

입력 2023-05-0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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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을 해약하는 사례가 코로나19 이전보다 20만 건 늘었다. 보험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약관대출도 6조 원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로 생활비 등 급전이 필요한 가입자들이 약관대출을 받거나 기존 보험을 해약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전체 23곳, 장기보험을 취급하는 주요 손해보험사 15곳의 지난해 보험 해약건수는 2019년 1145만3354건에서 지난해 1165만3365건으로 20만 건 가량 증가했다.

보험 약관대출 금액도 늘었다. 보험사들의 지난해 약관대출 합산 금액은 68조955억원으로 2019년 63조58억원 대비 6조원가량 늘어났다. 약관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보험 해지 환급금의 범위에서 대출을 받는 상품이다.

보험금을 중도 해약하면 보통 손해를 보지만, 경기 침체로 급전이 필요한 가입자들이 약관대출을 받거나 있던 보험을 해약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초 보고서에서 “경기 침체기에는 소비자들의 보험료 납입 여력이 줄어들면서 보험상품을 유지하는 게 어려워져 해지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향후 경기 변화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 중·하위 소득계층을 중심으로 보험계약 유지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규로 보험을 계약하는 건수는 감소했다. 지난해 신규보험 가입계약 합산 건수는 총 3133만2498건으로, 2019년 3335만6811건보다 200만건 이상 줄었다.

신규 가입 건수는 2017년 2631만4058건으로 증가세를 유지하다가 2020년 3533만6628건, 2021년 3336만1748건, 지난해 3133만2498건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대면 영업을 못한 데다 주식과 코인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신규 가입 건수가 줄었다”면서 “코로나19 이후에는 민간소비 여력이 줄면서 가입 수요가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이에 소비자가 고금리 보험계약을 해지할 때 보험사들이 기존 해지환급금에 프리미엄을 더해 지급하는 ‘보험환매요구건(보험계약재매입제도)’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창현 의원은 “보험환매요구권을 도입해 계약자의 상황에 따라 손실 대신 프리미엄을 받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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