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전날 대관식이 열리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예정보다 일찍 도착해 사원 바깥 마차 안에서 5분 정도 대기했다. 현장에는 아들 부부인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 손주 샬럿 공주와 루이 왕자가 뒤이어 도착했다.
매체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이날 대관식에서 찰스 3세는 마차 안에서 커밀라 왕비를 향해 이야기를 하는 입모양이 독순술 전문가의 눈에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이 전문가는 “찰스 3세가 ‘우리는 절대 제시간에 못 맞출 것’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찰스 3세는 ‘항상 뭔가 있지...지겨워’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매체는 찰스 3세가 그토록 기다려온 대관식을 앞두고 긴장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70년만에 열린 역사적인 대관식에서 찰스 3세의 말처럼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부분이 발생했다. 실제로 저스틴 웰비 켄터베리 대주교는 찰스3 세에게 왕관을 씌우고 맞춰보는 데 몇 초를 낭비해야 했다. 왕관을 씌운 대주교가 “신이여 국왕을 보호하소서”(God Save the King)라고 선창하면 참석자들이 따라하는 순서였다. 그런데 왕관이 한번에 안착하지 못했고 웰비 대주교는 찰스 3세 머리에 얹은 뒤 각도를 이리저리 바꿔봤고, 여의치 않자 아예 들어올렸다 다시 씌우는 등 조정을 반복했다.
이후 찰스 3세와 눈높이를 맞춘 채 왕관을 면밀히 살펴보기도 했다. 웰비 대주교는 8초가량이 흐른 뒤 “신이여 국왕을 보호하소서”를 외쳤다.
찰스 3세는 지난해 9월에는 북아일랜드 힐스버러성을 찾아 방명록에 서명을 하던 중 펜의 잉크가 손에 흘러내리자 “너무 싫다. 이런 빌어먹을 것은 못 참겠어. 허구한 날 말이지”라고 짜증을 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안타까운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의전 병력으로 행사에 투입된 군인이 갑자기 바닥으로 곤두박질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기기도 했다. 4000명 이상의 의전 병력이 버킹엄 궁전으로 돌아가는 찰스 왕과 카밀라 왕비를 호위한 가운데 귀환 행렬에 참여하려고 대기하던 군인들이 풀썩 쓰러지는 모습이 다수 나와 시민의 안타까움을 샀다. 군인들이 쓰러진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날 오전 3시까지 리허설을 하며 오랫동안 불편한 복장을 한 채 부동 자세로 서 있었던 데다 테러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긴장감과 압박감에 졸도한 것으로 보인다.
대관식이 진행된 토요일 런던에는 1만 1500명 이상의 경찰이 동원됐고 얼굴 인식 기술도 사용됐다. CNN은 이날 대관식 동안 영국 경찰이 시위와 공공질서 위반 등의 혐의로 52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