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인데 베트남 44.1℃…펄펄 끓는 아시아, 엘니뇨 영향권 진입

입력 2023-05-0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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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EPA
▲출처=EPA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지난달부터 45도에 육박하는 등 폭염으로 끓고 있다.

7일(현지시간) BBC, AFP 등에 따르면 베트남 국립수문기상예보센터는 이날 오후 북부 타인호아성 기온이 섭씨 44.1도까지 올라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전 기록은 2019년 4월 20일 북중부 하띤성에서 관측된 43.4도였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 중심가에는 시민들이 폭염을 피하려 외출을 자제하면서 거리에 행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다낭에서는 높은 온도로 인해 농부들이 평소보다 일을 일찍 시작하는 등 당국은 국민들에게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달 태국은 서부 막(MaK)주는 44.6℃를 기록했고 미얀마 동부의 한 마을도 10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인 43.8℃까지 올랐다. 방글라데시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에 수도 다카의 도로 표면이 녹아 내리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BBC 방송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선 우기가 오기 직전 고온이 지속하는 편이지만 올해는 폭염 강도가 이전 기록을 뛰어넘었다”고 전했다.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태국 중부 사뭇사콘주의 50대 남성은 음료를 사러 나갔다가 열사병으로 숨졌고 방콕의 총선 사전투표소 두 곳에서는 유권자와 선거 관리자 17명이 실신했다. 인도에서는 뭄바이 인근 한 시상식장에서 최소 13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하고 수십 명이 입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엘니뇨 영향으로 폭염의 강도가 이전 기록을 뛰어넘고 있으며 홍수 역시 잦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엔(UN)세계기상기구(WMO)도 3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10월까지 엘니뇨로 인한 기후 패턴이 나타나고 이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엘니뇨란 반도 남동쪽 태평양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으로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하는 것을 뜻한다.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2016년 역시 엘니뇨가 발생했던 시기다.

각국 정부는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필리핀 정부는 수도 마닐라 주요 저수지 수위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물 위기에 직면하자 국가수자원위원회가 비상계획을 가동해 지하수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태국은 지난달 국가수자원청이 국민에 물 절약을 촉구하는 경고를 발령했다. 말레이시아 왕립 공군은 기상청과 협력해 페낭 지역 상공에 구름을 만들어 댐에 물을 보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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