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화이트리스트 복원에 반도체 소재 기업 주가 11% 뚝

입력 2023-05-1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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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양국 간 화이트리스트 복원이 확정된 후 반도체 소재 국산화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화이트리스트 복원이 그간 소재 국산화에 투자해온 기업들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장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한편, 일본 소재 기업이 2019년 이전과 같은 시장 장악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후성(-15.17%), PI첨단소재(-14.63%), 동진쎄미켐(-9.15%), 솔브레인(-6.52%) 주가는 평균 11.37% 하락했다.

해당 기업들은 지난 2019년 한국이 일본의 무역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된 뒤 반도체 핵심소재 국산화로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 일본에서 수출이 규제된 반도체 핵심소재인 고순도 불화수소는 솔브레인과 후성이, 포토레지스트는 동진쎄미켐이, 불화 폴리이미드는 PI첨단소재(당시 SKC코오롱PI)가 대표적인 국산화 수혜기업으로 꼽혔다.

그러나 화이트리스트 복원으로 해당 소재 수입 규제가 풀리게 되면서 일각에서는 반도체 소재 국산화에 나섰던 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화이트리스트 원상회복을 선언하고,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의 소부장 기업들이 함께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공조 강화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소재 기업들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단기적으로 영향을 주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며, 일본 소재 기업이 국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할 가능성은 적다는 시선도 있다.

박성홍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정상 소재를 바꾸려면 기본적으로 생산 라인을 멈춰야하기 때문에 화이트리스트 복원이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이라며 “다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가령 제조사가 신규 라인을 증설할 때 소재 공급사로 일본 기업이 추가될 것이므로 국내 소재 기업이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제조사들도 이전에 지정학적 리스크를 겪으면서 소재 국산화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며 “신규 설비를 증설하더라도 이전처럼 일본 기업 소재를 절대적으로 채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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