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부모 무덤에 "괴물 살인자를 키웠다"…쪽지 남긴 60대 여성의 최후

입력 2023-05-13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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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부모의 묘에 쪽지를 남겼다가 지난 11일(현지 시각) 재판을 받고 있는 이리나 치바네바(60). (AP 연합뉴스)
▲푸틴 부모의 묘에 쪽지를 남겼다가 지난 11일(현지 시각) 재판을 받고 있는 이리나 치바네바(60).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부모의 묘지에 ‘괴물과 살인자를 키웠다’라는 쪽지를 남긴 러시아 여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법원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거주하는 이리나 치바네바(61)에 대해 “정치적 증오심으로 인한 묘지 모독” 혐의가 인정된다며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치바네바는 지난해 10월 푸틴 대통령의 생일 전날 그의 부모 무덤에 “미치광이의 부모, 그를 당신들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라”라며 “그는 너무 많은 고통과 문제를 일으켰다. 전 세계가 그의 죽음을 기도한다. 푸틴에게 죽음을. 당신들은 괴물, 살인자를 키웠다”라는 내용의 쪽지를 남겼다.

이후 치바네바는 나흘 뒤 경찰에 체포됐고 ‘정치적·이념적 증오를 이유로 매장지를 침범한 혐의’로 가택 연금됐다. 한 달 후에는 인터넷 사용, 묘지 방문, 묘지 직원과의 대화 등 특정 행동도 금지됐다.

그러나 치바네바 측의 변호인은 “치바네바가 묘를 물리적으로 훼손하거나 자기 행동을 널리 알리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회계사인 치바네바는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고 손주들과 시간 보내는 걸 즐기는 평범한 할머니였다. 하지만 TV 뉴스를 본 뒤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슬퍼서 쪽지를 섰다”라고 알렸다.

또한 그는 법정에서 “뉴스를 보고 두려움을 느꼈다. 내 감정에 따라 이 같은 행동을 했는데 누군가를 불쾌하게 하는 등 영향을 미쳐서 유감”이라며 “쪽지는 작은 튜브에 말려 있었고 어떤 관심도 끌지 않았다. 쪽지는 무덤에서 떨어진 곳에 뒀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 부모의 묘지에 이와 같은 쪽지가 남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에도 한 반정부 운동가가 초등학생용 공책에 “친애하는 학부모님, 당신의 아들이 역사 수업을 건너뛰고 급우들과 싸우며 학교 전체를 폭파하겠다고 위협한다”라고 적은 쪽지를 놓고 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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