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침체 이미 시작?…기업, 7년래 가장 긴 실적 부진 직면

입력 2023-05-1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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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어닝시즌 막바지, S&P500 기업 순익 평균 3.7% 감소
감소세, 3분기까지 이어갈 전망
기업들 마진·인건비 압박 커져
주주환원도 줄어들 듯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이미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1분기 어닝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S&P500 기업들의 순이익이 평균 3.7%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78%가 전문가의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내놓긴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어닝시즌 직전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기대치를 대폭 낮췄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즉 이미 눈높이를 낮췄던 터라 예상을 웃도는 실적이라 하더라도 주목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올해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7.3% 줄어 감소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올해 3분기까지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S&P500 기업들의 순익이 2개 분기 연속 감소한 상황에서 이러한 전망이 들어맞는다면 2015~2016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3개 분기 이상 순이익 감소세를 기록하게 된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미 상당수 기업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마진 압박을 토로해 이런 부진이 계속될 것을 암시했다. 전자결제 서비스업체 페이팔은 “마진 압박이 커지면서 향후 조정 영업이익률이 예상만큼 빠르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최대 육가공업체 타이슨푸드는 1분기 깜짝 적자를 발표한 데 이어 올해 매출 전망도 하향 조정했다. 네덜란드 은행 반랜쇼트켐펜의 아네카 트레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매출 증가율이 순익을 앞지르는 균열이 나타났다”며 “즉 이는 기업이 마진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뉴저지주 노스버겐에 있는 월마트 매장에서 한 고객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노스버겐(미국)/AP뉴시스
▲미국 뉴저지주 노스버겐에 있는 월마트 매장에서 한 고객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노스버겐(미국)/AP뉴시스
이뿐만 아니다. 기술에서 소매업에 이르기까지 여러 산업에서 기업들이 수만 개의 일자리를 줄이며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의 해고 관련 비용이 2분기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전략가는 “인건비가 주요 역풍이 되고, 경기 둔화가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에 영향을 주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 추가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그간 증시 상승세를 견인했던 은행, 기술기업의 ‘효자 노릇’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지역 중소은행들의 줄도산 이후 은행권의 대출이 감소했고, 악성 채무자들도 1년 새 크게 늘었다. 미국 4대 은행들의 악성 대출 탕감액은 전년 대비 73% 급증했다. 대형 기술기업들은 1분기 대체로 실적 선방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2분기는 기술업종 순익이 7% 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주요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도 줄어들 전망이다. 기업들의 차입 비용은 증가하는데, 현금 보유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1분기 자사주 매입은 전년보다 21% 감소했다. 지난해 9230억 달러(약 1240조5100억 원)였던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올해 8080억 달러로 위축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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