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준칙’ 기재위 재심의... 합의 난망

입력 2023-05-1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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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준칙 합의 불투명...기재부 여론전 나서
예타 면제 기준 완화 법안 무난 통과 예상

(고이란 기자 photoeran@)
(고이란 기자 photoeran@)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나라살림 적자를 일정 비율 이내로 관리하는 내용의 재정준칙 도입 법안,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기준 완화 법안을 두고 다시 머리를 맞댄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기재위는 15∼16일 경제재정소위원회를 열어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국가재정법(재정준칙법) 개정안 등 법안을 심사한다. 재정준칙법은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을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제한하고,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넘을 경우 적자 한도 비율을 2% 이내로 조정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재정준칙법은 이번에도 처리가 안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이 “미래세대를 위한 재정건전성 강화”를 강조해온 만큼 이른 사일 안에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재정준칙법 처리의 시급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사회적경제기본법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여야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러한 대치 국면에 기획재정부는 재정준칙 통과를 위한 여론전에 나섰다. 기재부는 14일 예정에 없던 ‘재정준칙 참고자료’를 배포했다. 재정준칙 도입의 취지부터 해외 도입 현황 등을 설명하고 야당인 민주당이 반대 근거로 제시한 경기대응력 약화와 복지지출 축소 우려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더 이상 시간을 끌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윤영석 기재위원장과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지난달 18∼27일 프랑스·독일·스페인 등 재정위기를 겪은 국가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을 만나 재정건전성 강화 방안을 논의하겠다며 유럽 출장까지 다녀왔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당시 ‘뒷북 해외출장 논란’을 일었다.

한편,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법안은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기재위는 지난달 12일 소위를 열고 SOC와 연구·개발(R&D) 사업의 예타 면제 금액 기준을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국비 지원 300억 원 이상’에서 ‘총사업비 1000억 원 이상·국비 지원 500억 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논란이 일자 잠시 숙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여론을 의식해 잠시 보류한 만큼 전체회의를 통과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기재위는 또 이번 소위에서 경제 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 보조금 관리법 개정안 등도 논의한다. 공급망 기본법은 글로벌 공급망 위험을 예방하거나 적시에 포착해 위기가 발생했을 시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공급망안정화위원회(컨트롤타워)를 설치하고 공급망안정화 기금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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