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 들어가기도 전에 속앓이”…잇단 신축아파트 하자에 입주자 ‘한숨’

입력 2023-05-17 16:30 수정 2023-05-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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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입주한 대구 수성구 더트루엘수성 주민들은 지난 어린이날 연휴에 내린 봄비로 물난리를 겪었다. 지하 주차장과 관리사무소는 물론 일부 세대는 집 안까지 물이 새고 침수되면서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외에도 주차장 벽면 찌그러짐, 대리석 파손 등의 문제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

#얼마 전 포레나 전주 에코시티 예비 입주자들은 깜짝 놀랐다. 사전점검 기간 중 타일·도배 시공이 안 돼 있을 뿐 아니라 인분까지 발견됐기 때문이다. 입주 후에는 준공된 지 며칠 되지 않은 저층부 상가 수십 곳에서 물이 새는 일도 벌어졌다. 계약자들은 잇단 시공 하자에 대해 분양사기라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입주한 지 얼마 되지 않거나 아직 입주하지 않은 신축 아파트 가운데 시공하자 관련 사고로 주민들이 피해를 겪는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1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3주 내에만 신축 아파트에서 발생한 사고가 5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양주 옥정신도시 ‘한신더휴’와 대구 ‘더트루엘수성’, 전주 ‘포레나 에코시티’는 마감·누수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인천 미추홀구 ‘용현 경남 아너스빌’에서는 높이 1m, 길이 20m의 옹벽이, 인천 검단 신도시 아파트에서는 지하주차장 지붕이 무너졌다. 이들 아파트 모두 하자로 인한 부실시공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입주자 사이에서는 분양사기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하자 문제로 입주민과 갈등을 겪고 있는 H건설사 관계자는 “시공하자 문제는 하나로 딱 잘라 말할 수는 없다”며 “민원 이후 입주민들에게 2차 사전 점검을 진행하면서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분쟁 신청 건수가 연 평균 3000건을 웃도는 등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산하 하자심사 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하자 조정 신청 건수는 2018년 3818건에서 2021년 7686건으로, 5년 만에 2배 넘게 증가했다. 잇단 부실시공 배경에는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원가 절감, 빠듯한 공사기한 준수, 하도급에 따른 관리부실 등 다양한 원인이 꼽힌다.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공공분양단지 입주 예정자들이 2일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공공분양단지 입주 예정자들이 2일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부실시공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도 칼을 빼 들었다. 현재 여러 개로 나뉘어 있는 분쟁 관련 위원회를 하나로 묶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축 아파트 하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방문 제도도 개선한다. 사업 주체는 아파트 내부 공사를 모두 마친 뒤 사전방문을 하도록 규정할 예정이다. 감리자는 공사 완료 여부를 확인해 사업 주체가 미시공 상태로 사전방문을 강행하는 경우 지자체에 보고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설계·준공승인 관리는 물론이고 건설 자재를 납품하는 업체에 대해서도 까다로운 기준을 마련하는 등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사비 상승에 따른 문제뿐 아니라 늘어난 공급만큼 사고확률도 늘어난다”면서 “관계 기관이 아파트 설계부터 공사 마감까지 좀 더 꼼꼼하게 검토한 뒤 승인을 내줘야 한다”고 했다. 또 “수준 이하 품질의 건자재를 납품한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불량 업체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입찰을 제한하는 등 건축 자재에 대한 관리도 까다롭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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