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도 실패한 NASH 신약개발…한미약품 도전 성공할까

입력 2023-05-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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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MC, 한미약품 NASH 혁신 신약 글로벌 임상 2상 계획 변경 없이 지속 진행 권고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제공=한미약품)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제공=한미약품)

글로벌 빅파마도 실패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개발에 한미약품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미약품의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NASH는 음주와 상관없이 간에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간경화와 간암의 원인 질환으로 꼽히며 환자 수가 지속 증가세를 보인다. 세계적으로 유병률은 2~4%로 알려졌지만, 아직 승인된 치료제가 없다.

1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tee, IDMC)는 한미약품이 독자 개발 중인 NASH 치료 혁신신약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LAPS Triple Agonist)에 대해 글로벌 임상 2상을 ’계획 변경 없이 지속 진행‘하라고 권고했다.

한미약품 측은 “이번 IDMC의 권고는 안전성 프로파일을 토대로 결정했던 과거 세 차례의 권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 2상의 유효성을 추가로 평가한 중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내린 권고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 측은 이번 중간분석 결과가 최종적인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최종 임상 시험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확정적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2년 7월 LAPS Triple Agonist를 NASH 치료를 위한 패스트트랙(Fast Track)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했다. 원발 담즙성 담관염(PCB) 및 원발 경화성 담관염(PSC), 특발성 폐 섬유증(IPF)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Orphan Drug Designation)으로도 지정한 바 있다.

한미약품은 현재 섬유증을 동반하고 간 생검(Liver biopsy)으로 확증된 NASH 환자들을 대상으로 위약 대비 치료 유효성, 안전성, 내약성 등 확인을 위한 임상 2상을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중간 분석 결과와 IDMC 권고를 통해 약물의 효능과 안전성, 나아가 글로벌 신약 개발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희망을 주고, 관련 기관과 의료진에게는 향후 연구 과정들에 더욱 주목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NASH 치료제 개발에 막대한 금액을 쏟아부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2019년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임상 2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고, 임상 3상에서도 유효성 검증에 실패하며 중단을 선언했다. 노보노디스크는 2형 당뇨병과 비만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의 적응증을 NASH까지 넓히고자 했지만, 임상 2상 결과 간섬유화, NASH 해소 등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얻지 못했다.

얀센도 올해 2월 ‘애로우 헤드 파마슈티컬스’로부터 도입한 NASH 신약후보물질 ‘ARO-PNPLA3’의 개발 권한을 반환한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임상 1상에서 부작용을 이유로 개발을 중단했지만, 올해 미국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 승인을 받으며 개발을 재개했다.

한미약품 외에 국내 제약사들도 NASH 치료제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동아에스티 자회사 뉴로보파마슈티컬스는 NASH 치료제로 개발 중인 ‘DA-1241’이 미국 FDA로부터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고 최근 밝혔다. DA-1241은 GPR119 작용제 기전의 신약이다. GRP119는 췌장의 베타세포에 존재하는 수용체로, 활성화되면 포도당이나 지질 대사산물의 양에 따라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킨다. 동아에스티에 따르면, DA-1241은 수용체를 활성화해 저혈당 위험 없이 식후 혈당을 개선하며 지방의 혈중 이동도 억제한다.

유한양행 파트너사인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은 유한양행으로부터 2019년 기술도입한 NASH 치료 신약후보물질 ‘YH25724’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YH25724’는 GLP-1과 FGF212의 활성을 하나의 물질에 결합한 약물로 제넥신의 지속형 HyFc3 기술과 유한양행 자체 단백질 엔지니어링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지속형 단백질 약물이다.

LG화학은 지난해 FDA로부터 IND 승인을 받아 VAP-1 저해제 ‘LG303174’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고, 올해 3월 중국 기업에서 도입한 NASH 신약후보물질 ‘LG203003’의 美 임상 1상에 진입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국내 NASH 환자 수는 2017년 28만3038명에서 2021년 40만595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일본·독일 등 의료시장이 큰 주요 7개 국가 NASH 환자 수는 6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허가받은 치료제가 없어 여러 기업이 앞다퉈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컨설팅 기업인 글로벌데이터는 2019년 1억4440만 달러(약 1930억 원)이었던 NASH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9년에는 272억 달러(약 36조4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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