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동안 1300원대 환율은 단 30개월… 수출 살아나야 회복

입력 2023-05-1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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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금융위기, 카드대란 등 굵직한 사태 때만 1300원 넘어
수출 및 중국 경기 살아나면… 하반기 1200원대 복귀할 듯
중장기 시계에서 1300원대 고착화 우려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미 달러를 체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미 달러를 체크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ㆍ달러 환율이 최근 1300원대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400원 넘기고 1500원대를 위협했을 때와 비교하면 괜찮은 수준으로 보이지만, 환율의 역사를 보면 그렇지 않다. 1300원이란 숫자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 굵직한 사건이 있을 때만 볼 수 있었다.

하반기에는 다시 1200원대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우리 수출이 살아나고 중국 경제가 회복되는 등 각종 전제 조건이 붙어있다.

1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10개월 동안 월평균(종가기준) 원ㆍ달러 환율이 1300원대 아래에 있었던 건 단 석 달 뿐이다. 이를 제외한 7개월은 1400원대를 포함해 모두 1300원을 넘겼다.

우리나라가 자유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이후인 1998년부터 올해 4월까지 총 25년 3개월 동안 월평균 원ㆍ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긴 적은 단 2년 6개월(30개월)에 불과하다. 그중 7개월이 최근 1년 사이에 집중됐다.

코로나 충격이 가시면서 2021년 초 달러당 1080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이 불과 1년 반 만에 1300원을 돌파했다. 이후 작년 말과 올 초 사이 1200원대로 내려오면서 안정을 찾는가 했지만, 다시 1300원대가 일상이 됐다.

앞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2002년 카드대란, 2008년 외환위기에나 원ㆍ달러 환율은 1300원을 넘겼다. 1300원대 환율은 그만큼 커다란 위기라는 걸 방증한다.

특히 일반적으로 달러 약세에는 원화가 강세였던 것과 달리, 최근 원화는 미국 달러화 약세에도 약세를 보인다. 3월 말 1301.9원에서 이달 9일 1323.9원으로 1.7% 상승했는데, 당시 달러화는 주요국 통화 대비 약세였다.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값 하락)하면 해외에서 파는 우리나라 상품의 물건값이 떨어져 수출이 늘고 무역수지가 개선된다는 공식도 깨졌다. 환율이 1300원을 넘겼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 중이다.

특히 올해 들어 1~4월 누적 무역적자액만 252억 달러다.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 한 해(447억9000만 달러) 무역적자액의 절반을 이미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1200원대를 점치고 있다. 강달러의 주원인이었던 미국 금리인상이 마무리되고 인하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는 데다, 중국 경기와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한국 수출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깔려있다.

다만 중국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무역수지 적자가 더 커진다면 원화의 펀더멘탈에 부정적으로 해석되며 원화 절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1300원대가 고착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미국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신흥 통화와 비교해도 약세 폭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화 약세의 이유로는 더딘 수출 개선세, 중국 경기회복에 대한 눈높이 조정 및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등 대외 불확실성 등을 꼽을 수 있다"며 "하반기 원ㆍ달러 환율은 경상수급 호전에 1200원대 진입이 가능하나 중장기로 보면 1300원대의 환율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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