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5월4일~8일) 서울 외환시장내 원ㆍ달러 환율 흐름은 지난 주말 폭락세를 연출한 데 따른 되돌림 현상이 우려되지만 한결 나아진 금융시장 여건을 반영, 하락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제한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달러화 폭락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경기 상황과 관련해 긍정적 진단을 내놓은 점이 뉴욕증시 상승으로 이어져 역외 세력의 달러화 매도 심리가 촉발된 영향이 주된 요인이었다.
특히,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 4월말 이틀간 무려 74.80원이나 폭락해 1282.0원까지 떨어져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역외 세력의 달러화 매도 심리에 더해 GM대우 선물환 만기 계약 연장 및 무역수지 흑자 확대 등이 국내 외환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근 1달 넘게 지속됐던 원ㆍ달러 환율 1300원대 초중반 박스권이 지난 주말 무너지면서 서울환시 참가자들이 새롭게 지지선 구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융시장 안팎의 돌아가는 움직임을 돌이켜볼 때 방향은 아래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우선 외환보유액과 무역수지를 보면 환율 안정에 당분간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 우세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오는 6일 지난달 외환보유액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 안팎의 관측은 4월 외환보유액은 현재 2100억 달러를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3월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인 46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달보다 48억 달러가 늘어난 2063억 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4월에도 6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무역수지 흑자는 연초 누적기준으로 현재 95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상황이고 현재와 같은 속도라면 올해 무역수지 흑자가 200억달러는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중은핸권의 한 딜러는 "원ㆍ달러 환율의 단기 폭락에 따라 추가 급락세는 완화될 것으로 판단되지만 환율 변동성이 축소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완만한 하향 안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딜러는 "물론, 지난 주말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선물환율이 현물 환율보다 소폭 오름세를 연출했지만 환율 방향성을 바꿔놓을 만한 재료는 아니다"며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주요국 통화 대비 약세 기조를 이어갔다는 점도 하락 압력에 더욱 무게를 두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대외적으로는 지난달 30일 미 자동차업계 '빅3'중 하나인 크라이슬러가 모든 채권단의 지원을 얻는데 실패하여 파산보호신청(Chapter 11)에 들어갔으며 파이트와의 제휴를 발표했다.
이에 미국 자동차산업(딜러, 부품업체, 할부금융사 등)의 구조조정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GM 채권단에 대한 정부의 제안이 크라이슬러의 경우보다 더 불리해 GM의 채권단도 Chrysler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신청은 지난 05년 델파이의 부도로 예견된 미국 '빅3' 몰락의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판단되는 만큼 시장 불확실성이 제거될 것으로 판단되는 상황이다.
미국의 금융주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가 7일로 연기되면서 공개될 결과가 가질 파괴력 또한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이와 관련, "금융당국이 연기 사유에 대해서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자본 확충이 필요한 은행들이 자구책을 마련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 자체가 긍정적일 것이라는 점보다 오랜 시일을 끄는 동안 금융시장이 이같은 악재에 내성을 쌓아가고 있다는 측면에서 외환시장에 가하는 충격이 종전 예상보다 완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