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부를 쟁점 법안 더 온다...윤재옥·박광온에 쏠리는 눈

입력 2023-05-1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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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법·노란봉투법·전세사기법 등 여야 합의 난망
상임위서 결론 못 내릴 시 원내대표 합의로
‘김남국 사태’ 여야 원대 만남에 걸림돌
‘여소야대’ 구조적 측면 깨기 힘들단 지적도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고 인사하고 있다. 2023.05.02.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고 인사하고 있다. 2023.05.02. amin2@newsis.com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에 대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잇달아 발생했지만, 정부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쟁점 법안이 더 남아 있어 긴장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야당의 강행과 정부·여당의 반대가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정치권의 눈은 여야 원내대표에게로 쏠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 그는 “사회적 갈등과 불안이 직역 간 충분한 협의와 국회의 충분한 숙의 과정에서 해소되지 못한 점이 많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간호법은 기존 의료법에서 간호 관련 내용만 떼어내 간호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간호사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하지만 의사나 간호조무사 등 관련 타직종이 반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의료 직종 간 갈등을 일으킨다며 처리를 반대했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반대, 지난달 27일 간호법을 본회의에서 단독처리했다.

문제는 이 같은 법안이 국회에 산적하게 남아 있다는 것이다. 야당 단독으로 상임위를 통과한 방송법과 노란봉투법 등이 대표적인 예다. 16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한 학자금 상환 특별법도 여야가 샅바싸움을 할 새 법안으로 등극했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가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를 합의한 전세 사기 특별법 처리도 답보 상태다. 여야는 네 차례(1, 3, 10, 16일) 만나 특별법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보증금 반환 채권 매입과 전세 사기 피해자 인정 요건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는 여야 원내대표의 역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두 사람이 방송기자와 경찰 간부로 있으면서 인연이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상임위에서 (합의가) 안 되면, 원내대표에게로 넘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진중한 성격이라 합의에 난항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두 분 다 친하셔도 ‘조용한 전략가’ 기질이 있어 주호영·박광온 원내대표처럼 탁 터놓고 말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에서 불거진 ‘김남국 사태’가 여야 협상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여권 관계자는 “김남국 코인 논란으로 민주당이 내부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두 원내대표가 만나기가 애매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라고 전했다.

정작 발목을 잡는 기저에는 여야 구조적인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여소야대’라는 특성상 양보와 협상이 동반돼야 하지만 양당은 이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수 여당은 대통령실의 요구를 반영하는 데 급급하고, 야당은 거대 의석수로 밀어붙이기 전략을 고수한 지 오래다. 서로를 “형님”과 “아우”라 부르며 남다른 우애를 자랑했던 주호영·박홍근 원내대표 시절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은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2014년 이후 가장 늦게 처리된 예산안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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