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합병 초읽기'에 모바일 MMO에 목메는 K-게임…"플랫폼 다변화가 살 길"

입력 2023-05-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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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 비중 57.9% 달해
게임 장르도 MMORPG 치우쳐
해외 겨냥한 PCㆍ콘솔작 늘려야

한국 게임업계가 유럽연합(EU)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추진 중인 게임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와의 합병을 승인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PC·콘솔 플랫폼 게임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모바일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에 편중된 국내 게임시장의 플랫폼 다변화와 네러티브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 시장은 ‘리니지라이크’를 필두로 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에 편중된 상황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게임 시장 분야별 비중 1위는 57.9%를 차지한 모바일 게임이다. PC방을 포함한 PC게임과 콘솔은 각각 35.6%, 5%로 나타나 상대적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현재까지 국내 게임사가 내놓은 신작 및 기대작들은 대부분 모바일 MMORPG에 집중됐다. PC와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경우에도 모바일 위주로 개발돼, 대부분 반복되는 퀘스트와 ‘자동사냥’ 위주로 게임이 진행된다. 이 때문에 이용자의 조작 필요성이 떨어지고, 네러티브의 깊이도 상대적으로 얕다.

단일 플랫폼과 장르에 업계의 개발력이 쏠리는 경우 향후 국내 게임의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게임업계가 해외로 시장을 확장하려는 전략 가져가는 만큼 다양한 플랫폼과 네러티브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에 필요한 노하우를 쌓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모바일을 벗어나 PC와 콘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국내 게임 출시 비중이 늘고 있다. (왼쪽부터) 넥슨 '베일드 엑스퍼트(VX)', 엔씨 '쓰론앤리버티(TL)', 네오위즈 'P의 거짓'. (출처=각사)
▲최근 모바일을 벗어나 PC와 콘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국내 게임 출시 비중이 늘고 있다. (왼쪽부터) 넥슨 '베일드 엑스퍼트(VX)', 엔씨 '쓰론앤리버티(TL)', 네오위즈 'P의 거짓'. (출처=각사)

모바일 MMORPG 중심인 K-게임 시장에서 PC·콘솔 기반 게임 출시의 막바지 담금질에 들어간 게임사들이 있다. 우선 넥슨은 PC 기반 TPS(3인칭슈팅) 게임 ‘베일드 엑스퍼트(VX)’를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 19일 얼리억세스로 출시한다. VX는 빠른 속도감과 지형 변화, 날씨, 캐릭터 특성 등의 변수를 토대로 한 ‘전략 액션 TPS’다. 넥슨은 또 다른 PC·콘솔 기반의 루트 슈터 장르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를 준비 중이고, 앞서 1월에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넥슨 관계자는 “특정 플랫폼의 게임을 많이 출시하는 전략이라기보단 트렌드에 맞추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플랫폼에 구애받기보단 게임 자체가 중요한 것이 최근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24일부터 30일까지 PC·콘솔 기반의 MMORPG ‘쓰론앤리버티(TL)’의 PC 버전 CBT(비공개베타테스트)를 진행한다. 게임은 심리스 오픈월드를 기반으로 낮과 밤, 날씨 등의 변화가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도록 개발됐다. 이용자가 두 가지 무기를 선택할 수 있는 ‘프리 클래스’ 방식도 특징이다. 특히 지난해 말 공개한 디렉터 프리뷰 영상에서 세계관에도 공을 들였다고 밝힌 만큼, 해외 시장 진출까지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네오위즈는 PC와 콘솔을 기반으로 한 소울라이크 액션 RPG ‘P의거짓’을 8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P의 거짓은 국내에서 시도된 적 없었던 소울라이크 장르에 고전 동화 ‘피노키오’를 각색한 독특한 스토리를 더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게임은 지난해 8월 세계 3대 게임쇼인 ‘게임스컴 2022’에서 3관왕에 오르며 이런 기대를 증명하기도 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PC와 콘솔 기반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해외 진출 목적이 가장 크다”면서 “코로나19 기간 동안 콘솔 기기를 보유하게 된 이용자도 많아져 시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북미와 유럽, 일본 같은 큰 시장으로 나가려면 이런 플랫폼(PC, 콘솔) 게임들이 나오는 게 확실히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레드오션화되면서 게임사들이 전향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또한, 개발적 측면에서도 모바일보단 콘솔과 PC에서 할 수 있는 게 더 많다 보니 게임사들의 ‘대작’ 개발에 대한 열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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