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코인 보유’ 의혹 등으로 위기를 겪는 더불어민주당이 18일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은 광주를 찾아 민심 다독이기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부터 광주에 내려가 호남 표심은 물론 청년 민심 달래기 행보를 보였고, 이틀간 정부‧여당을 향해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강하게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5‧18 43주년 기념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약속했던 대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도 그는 국회에서 “윤 대통령 공약이기도 하고 민주당의 공약이기도 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이것을 지킬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또 국립 5‧18 묘지와 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 참배에 이어 북구 금남로서 열린 전야제에도 참여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2030 청년 달래기도 잊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전날 저녁 청년 정치인들과 만찬 간담회를 하며 당에 대한 평가와 쇄신 방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는 민주당은 현재 핵심 지지층 호남 민심 이반도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리얼미터가 8~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남권의 민주당 지지율은 10.6%포인트(p)가 하락했다.
이날 기념식 현장에서 만난 민주당 지지자들도 당 상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기념식에 참석한 한 국가유공자 어르신은 “저쪽도 아니고, 민주당이 이러니까 그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국민들은 사실 어느 정당이라도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을 대변해주길 원한다. 지금까진 민주당이 그 뜻을 이뤄줄 정당이라 생각했는데 그런 문제 때문에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같은 중요한 일도 희석되고, 당사자들로선 안타깝고 너무 서글픈 마음이 든다”며 “빨리 (당내) 문제를 추슬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 만난 다른 60대 민주당 지지자 장모씨는 “전수조사하면 어느 정당이건 감추고 숨기는 의원들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이 문제가 너무 이슈화되는 것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당이 대표를 중심으로 끈끈하게 뭉쳐서 그대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있다고 이 대표가 사퇴하면 또 싸우고, 파벌이 나뉘고 난리도 아닐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윤 대통령의 동참을 기대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20여년간 5‧18 기념식마다 커피차, 음식 봉사를 해온 한 60대 자원봉사자는 “매년 이날이 되면 안타깝고, 슬픈 마음”이라며 “윤 대통령께서도 말씀을 하신 부분이 있으니 그 약속을 잘 지켜주시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날 행사장은 윤 대통령의 참석으로 현장이 엄격하게 통제됐다. 통행 허가증이 없는 사람이나 차량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기념식이 열리는 국립묘지 입구인 ‘민주의 문’ 앞에는 이 대표를 지지하는 유튜버들이 모였고, ‘이재명은 청렴하다’, ‘김건희를 수사하라’ 등을 외쳤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도 전날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재임 중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개정안을 제출했는데, 국회에서 제대로 심의가 되지 않아 국민투표까지 가지 못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정치인들이 더 노력해 나가야 한다”며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