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지금 제안하는 건 국면 전환하려는 꼼수, 5·18 정신 훼손"
민주, 김남국 논란에 호남 지지율 10%p 빠져…尹 지지율은 9.9%p 올라
與, 개헌 제안 비판 합세…"불리한 상황 덮고 이슈 개헌에 돌리려 해"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사에서 “오월의 정신으로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됐다”며 통합메시지를 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18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했는데, 용산 대통령실에선 이를 ‘국면전환용’이라 규정하며 “오히려 오월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 기념식에 참석해 연단에 서 “오월의 정신은 우리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이고, 우리가 반드시 계승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를 하나로 묶는 구심체”라며 “오월의 정신으로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됐다. 오월의 정신 아래 우리는 모두 하나”라고 말했다.
같은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약속했던 대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국회에서 “윤 대통령 공약이기도 하고 민주당의 공약이기도 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이것을 지킬 때가 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에선 지금 시점에 원포인트 개헌을 거론하는 건 5·18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기 논란’ 등으로 당내가 어지러워지니 국면을 전환하려 5·18을 이용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지금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하는 건 5·18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는 국면전환용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5·18 정신은 헌법 정신이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개헌은 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중대한 문제다. (이 대표가) 당내 상황이 안 좋은 국면을 전환하려는 꼼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기념사에서도 “오월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장기화되고 있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김남국 의원 논란까지 악재가 더해지면서 특히 호남의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15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8~12일 2503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포인트)에서 광주·전라의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10.6%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2.2%포인트 오른 36.8%로,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라에서 무려 9.9%포인트로 가장 크게 올랐다.
국민의힘도 원포인트 개헌 제안에 대한 비판에 합세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지금 개헌 논의를 하면서 원포인트 개헌을 말하는 것은 개헌에 대한 의지가 없거나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불리한 정치 상황을 덮고 모든 이슈를 개헌에 돌리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