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서울의 평균 아파트값이 19개월 만에 12억 원 밑으로 내려왔다. 다만 급매물이 소진됐고 금리가 낮아졌다는 점 등을 생각할 때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11억9944만 원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2억 원을 밑돈 것은 2021년 9월(11억9978만 원) 이후 처음이다.
2021년 10월 12억1639만 원으로 12억 원대에 올라선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줄곧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지난해 11월에는 12억 8220만 원으로 13억 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를 정점으로 미끄럼을 탔다.
강남권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지난 해 11월 15억3099만 원에 지난달 14억3547만 원으로 9552만 원 하락했다. 같은 기간 강북권은 10억642만 원에서 9억3760만 원으로 6882만 원 빠졌다.
반년 가까이 이어진 내림세는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평가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 해 하반기보다 대출금리가 떨어졌고 부동산 규제가 대폭 완화된 한편 시장에 나온 급매물도 거의 다 소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보면 서울의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이제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라 큰 폭의 추가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지방과 앞으로 분양될 물량이 많거나 미분양이 쌓여있는 지역은 추가로 가격이 빠질 수는 있지만, 서울은 하락세가 나타나더라도 완만할 것이란 관측이다.
하락세는 진정되더라도 반등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함 랩장은 "거래량이 작년 말보다는 늘었지만 예년 평균에 크게 못 미치고 신고가 거래 비중도 아직 낮은 상황"이라며 "거래량과 신고가 비중이 회복돼야 가격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작년 하반기 1000건 미만에서 지난 3~4월 3000건 정도까지 올라왔는데 한 달 평균 5100건 이상이던 2000~2021년의 60% 수준이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신고가 거래는 209건으로 전체의 7.79%를 차지했다. 올해 가장 높은 수치지만 1년 전 39.7%보다 한참 낮은 수치다. 아파트 가격 상승기에 신고가 비중은 50%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