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9일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초청 일정을 시작했다. 19~21일 간 G7 회원국과 초청국 정상들과 연쇄회담을 벌일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일본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했다. 현재 정해진 일정으로는 21일까지 3일 간 6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이 열릴 예정이고, 또 한미일정상회담도 열린다.
이도운 용산 대통령실 대변인은 “일본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국가 정상들과 양자회담도 계획하고 있다. 사실상 참가국 정상 대부분이 윤 대통령과의 회담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째 날인 이날에는 먼저 윤 대통령과 앤소니 알바니지 호주 총리가 정상회담을 벌인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6월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도 첫 일정으로 알바니지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나토 회원국이 아닌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이던 양국인 이번에도 G7 회원국이 아닌 ‘초청국’으로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지난해 윤 대통령과 알바니지 총리는 중국 관계 설정과 광물 공급망 협력을 논의했던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선 중국에 관한 논의와 광물 공급망 강화 방안을 진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대변인은 “호주는 우리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국”이라며 “동북아를 비롯한 지역정세와 국제정세를 논의할 수 있고, 주요 광물 수입국이기 때문에 경제산업과 관련된 협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팜 밍 찡 베트남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연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5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을 첫 국빈으로 맞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격상에 합의한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과 푹 주석은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강화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따라서 이번 베트남 총리와의 회담에서 핵심광물 등 경제협력을 구체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변인은 “베트남은 아세안의 중심 국가 가운데 하나이고 우리 기업이 많이 진출해있는 국가이기 때문에 지역정세와 경제산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후 둘째 날인 20일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가지고, 마지막 날인 21일에는 이달 방한해 정상회담을 벌였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재차 대면해 양자회담을 연다. 이날에는 한일회담 외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함께하는 한미일회담도 열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히로시마에 도착했기 때문에 한미일회담은 계속 추진될 것으로 보이고, 확정되면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상회담 외에 윤 대통령은 다자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아젠다에 대한 메시지를 내고, 19일 히로시마 원자폭탄 피해 동포를 만나는 데 이어 21일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 참배에도 나선다.
우선 다자회의에 대해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식량, 보건, 개발, 젠더, 기후변화, 에너지, 환경 같은 글로벌 어젠더에 적극 참여해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우리나라의 위상과 리더십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이번에 식량, 보건, 개발, 젠더, 기후변화, 에너지, 환경 등 세션으로 나눠 참석하는데, 세션마다 글로벌 이슈에 대해 우리 입장을 명확히 전달하실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변인은 원폭 피해 동포 만남에 대해선 “윤 대통령은 오늘 저녁에 원폭 피해를 입은 히로시마 동포들과의 만남도 계획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들을 만나는 건 윤 대통령이 처음”이라며 “윤 대통령께서 한일 양국의 미래세대를 위해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으로 과거사 문제도 계속 해결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21일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히로시마 평화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공동 참배 예정도 발표된 바 있다. 기시다 총리가 방한해 벌인 한일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들은 엄연히 존재했다. 우리 역사의 굉장히 아픈 부분”이라며 “그런데 우리 대통령 가운데 한 분도 그분들을 만나지 않았다. 있는 문제를 정면으로 대응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피하지 않고 있는 역사를 그대로 인정하고 만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