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기업 바그너 “바흐무트 완전 장악”...푸틴도 “해방작전 완료 축하”

입력 2023-05-2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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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국방부ㆍ푸틴, 이례적으로 성과 인정ㆍ축하
우크라 반격 앞두고 성과 과시 목적인 듯
젤렌스키, 사실상 함락 인정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0일(현지시간)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영상에서 바그너 소속 군인들이 한 무너진 건물 잔해 위에서 바그너 깃발과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있다. 프리고진은 이날 바그너가 바흐무트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밝혔다. 바흐무트(우크라이나)/AFP연합뉴스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0일(현지시간)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영상에서 바그너 소속 군인들이 한 무너진 건물 잔해 위에서 바그너 깃발과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있다. 프리고진은 이날 바그너가 바흐무트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밝혔다. 바흐무트(우크라이나)/AFP연합뉴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와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를 완전히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CNN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텔레그램 동영상 성명에서 “작전은 224일간 계속됐으며 오늘 정오 바흐무트를 완전히 장악했다”며 “25일 이 지역의 통제권을 러시아군에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바그너그룹의 공격 작전과 러시아 군의 포병 및 항공 지원으로 아르툐몹스크(바흐무트) 해방을 완수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타스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 공격 부대와 러시아 정규군 부대가 바흐무트 해방 작전을 완수한 것을 축하했다”고 전했다.

바흐무트는 러시아가 자국 영토로 병합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를 완전히 장악하는 데 필요한 요충지로 손꼽혀왔다. 이에 지난해 여름부터 겨울까지 러시아는 막대한 전력 손실에도 이곳을 점령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우크라이나도 이곳을 사수하기 위해 격렬히 저항하면서 이 지역 전투는 ‘미트 그라인더(고기 분쇄기)’라고 불릴 정도로 수많은 전사자가 발생했다.

스파클링 와인 산지로 유명했던 바흐무트는 전쟁 전 7만 명의 주민이 거주했으나 3월 기준 4000명도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크렘린궁과 국방부가 바그너의 성과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반격을 예고한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전쟁 성과’를 과시함과 동시해 점령지 탈환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해 이 같은 발표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대면으로 참석해 지원 호소에 나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쏠리고 있는 자국민의 관심과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러한 주장을 부인하다가 사실상 인정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텔레그램에서 “바흐무트에서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상황이 심각하다”면서도 “현재 우리 방어군이 바흐무트의 산업 및 기반 시설 일부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실상 바흐무트 함락을 인정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바흐무트가 우크라이나의 통제하에 남아있는지’라는 질문에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일단 바흐무트는 우리 마음속에만 있다”고 답했다. 이어 “비극이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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