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진 게임학회

입력 2023-05-22 05:00 수정 2023-05-2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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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의원발(發) 코인게이트에 세상이 들끓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위메이드 본사를 방문해 ‘입법 로비 의혹’을 강하게 추궁하고, 위메이드는 로비설을 제기한 한국게임학회를 형사고소했다. 학회는 고소에도 불구하고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치열한 법적 다툼도 예상된다.

이 가운데 난데없이 게임업계 관련 학자들 간 언쟁이 불붙고 있다. 발단은 게임학회가 내놓은 입장문에서부터 시작됐다. 위메이드로부터 형사고소를 받은 게임학회는 입장문을 통해 “막강한 자본의 대기업이 학술단체인 학회를 고소하는 충격적인 사태를 접했다”며 “이것이 P2E 라는 ‘괴물’이 만들어 낸 오늘날 게임 산업의 부끄러운 민낯”이라며 날 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문제는 이 입장문이 학회 소속 회원들의 동의 및 알림 없이 나갔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김정태 동양대 교수는 “게임학회에 종신회비를 납부한 구성원임에도 동의 또는 알림이 없었다”며 학회의 독단적인 행태를 꼬집었다.

그러자 학회에서는 “김 교수는 2년간 학회 활동이 한 번도 없어 휴면회원으로 돼있다”고 반박했다. 당직자와 임원을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했는데 ‘휴면회원’이기 때문에 의견수렴 과정에서 빠졌다는 주장이다. 이후 김 교수는 5년간 활동해 왔고, 최근까지도 활동했다는 취지의 해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학회는 국내 게임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국제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됐다. 하지만 최근 ‘김남국 사태’와 관련해 취재를 해보면 게임학회의 행보가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오죽하면 학회장에게 “학계 전문가들에게 상처가 될 만한 말씀을 삼가달라”고 신신당부할 정도다.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 촌철살인의 의견을 낼 수는 있다. 하지만 최근 게임학회의 모습은 학자들 간의 알력 다툼으로 주객이 전도된 모습이다. 코인게이트 핵심인 거래 내역이 투명하게 밝혀지기 전까지 불필요한 기싸움은 잠시 중단하는 것이 어떨까. 게임산업 발전에 무의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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