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꿈틀대지만 “문제는 하반기”…‘전셋값 급등·갭투자’ 후폭풍 몰려온다

입력 2023-05-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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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한 시민이 전세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이투데이DB)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한 시민이 전세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이투데이DB)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 반등 조짐을 보이지만, 하반기 역전세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 회복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전셋값이 최고점을 기록한 2021년 하반기에 계약한 매물의 계약 종료가 다가오지만, 최근 전셋값이 많이 하락해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22일 부동산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서울 아파트 전세물건은 9.3%(4만1764건→3만7888건) 감소했다. 인천과 경기도는 각각 9.6%와 9.3%씩 줄어 1만757건과 4만5381건으로 줄었다.

매물이 줄면서 전세가가 상승 전환하는 곳이 속속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15일 기준) 서울 송파와 강남구, 경기지역에선 과천과 성남, 용인, 광명, 화성 등이 전셋값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셋값 내림세가 둔화하고, 시중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승세도 멈추면서 전세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일부 지역의 전세 시장 회복에도 하반기 역전세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2021년 하반기 전국 집값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할 당시 전셋값도 덩달아 튀어 최고점을 형성했다. 또 부동산 임대차 3법 시행 본격화한 시점 역시 2021년 7월 이후로, 당시 계약한 전셋집의 계약 만료 시기가 올해 하반기부터 돌아온다는 점도 변수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평균 전셋값’ 통계를 보면 서울 평균은 2021년 6월 4억9833만 원에서 같은 해 7월 6억1557만 원으로 1억 원 이상 급등했다. 2021년 12월에는 6억3403만 원까지 오르는 등 전셋값 강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집값 하락에 따른 전셋값 우하향으로 지난달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5억1077만 원까지 내렸다.

이처럼 최근 내림세가 이어지자 올 들어 전셋값 하락 거래도 늘고 있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4월 26일)까지 집계한 올해 누적 수도권 전세 거래 중 2년 전 가격 대비 하락 거래 비중은 66%에 달한다. 수도권 지역별로는 인천이 70.5%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경기 66.0%, 서울 64.2% 등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2021년 전셋값 급등 당시 갭투자가 늘어난 것도 전세금 미반환 우려를 더한다. 갭투자 성격상 주택 구입 때 자기자본비율 낮은 만큼 전세금 미반환 문제는 더 불거질 수밖에 없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에서 아파트값의 70% 이상을 전세 보증금으로 충당한 전세 계약 건수는 2020년 2만6319건에서 2021년 7만3347건으로 급증했다. 이후 지난해에는 2만6947건으로 급감했다. 2021년 당시 전체 매매량 중 갭투자 비중은 2021년 11.6%(2020년 7.0%)에 달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2021년 당시 비싸게 계약한 물건들은 역전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다만, 빌라와 오피스텔과 달리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전세가율이 낮고, 사기 위험도 적은 만큼 역전세 문제가 전체 시장으로 번지기보다는 일부 물건에 한정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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