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곳곳 日 핵오염수 물컵에 받는 尹 사진…경찰, 환경단체 수사

입력 2023-05-2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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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저장 탱크. 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저장 탱크. 연합뉴스
제주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시려는 장면을 담은 포스터가 부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포스터를 부착한 단체는 “오염수 방류 반대 활동 위축을 노린 정치탄압”이라며 경찰이 경범죄인 사안에 대해 과잉대응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22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경범죄처벌법과 옥외광고물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제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 3명에게 과태료 처분을 할 방침이다.

앞서 2일부터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 곳곳에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류를 반대하는 포스터 300여 장을 붙였다. 이 포스터에는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정말 마실 수 있나요?’라는 문구 아래 윤 대통령이 오염수를 컵에 받아 마시려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현재까지 제주지역 버스정류장 등 42개소에 포스터 56매가 부착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윤 대통령 사진이 담긴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방류 관련 포스터가 곳곳에 부착됐다는 내용의 112 신고가 다수 접수되면서 조사를 벌이게 됐다.

해당 단체는 경찰 조사가 과잉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경범죄는 쓰레기 무단투기나 노상방뇨 등 중하지 않은 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만든 법이다. 경찰은 포스터를 붙인 두 명의 차적을 조회·특정해 신원을 확인하는 것도 모자라 이 가운데 한 명의 주거지로 두 명의 수사관을 보내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며 “조사 과정에서는 누가 시켰는지 집요하게 캐묻고 협조하지 않으면 사안이 커질 것이라는 공포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찰 조사가 경범죄 조사라고 보기엔 큰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일본에 파견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은 전날 도쿄에 도착, 일본 외무성에서 관계 기관들과 기술회의를 열고 세부적인 시찰 항목을 확인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시찰단은 23~24일 이틀 동안 후쿠시마 원전 현장에 본격 투입돼 오염수 처리의 전 과정을 둘러보며 안전성을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시찰단은 오염수 저장 탱크인 ‘K4’와 오염수 정화 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시찰단장을 맡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방류 전에 핵종을 측정하고 오염수를 저장도 하는 K4 탱크들의 여러 사항을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하고 필요한 자료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두 번째는 다핵종제거설비다. 여러 중요한 핵종을 오염수에서 제거하는 가장 중요한 설비이기 때문에 어떤 과정을 거쳐 제거하는지, 그 과정에서 쓰이는 각종 기기와 그 재원·사양을 확인하고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는지 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여야는 정부 시찰단의 활동을 두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시료 채취도 없고 시찰단 명단도 없고, 언론 검증도 없는 ‘3무(無) 깜깜이’ 시찰”이라고 지적했고 박광온 원내대표는 시찰단을 국회에 출석시킬 것을 촉구하며 일본의 오염수 투기에 병풍을 서줘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명분 없는 반일 몰이에 앞장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달 오로지 선전을 위해 묻지마 방일을 자행한 민주당 후쿠시마 방일단은 국제 망신만 당했다. 2021년 문재인 정부 당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일본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에 맞는 절차를 따른다면 굳이 방류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당 집권 시절에는 괜찮다고 하고 지금은 무조건 안 된다는 민주당의 모습은 뻔뻔한 내로남불의 반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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