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업가정신의 개념이 등장한 지 1년이 지나면서 기업의 사회적 활동에 대한 공감대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기업에 대한 국민의 호감도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기업가정신이란 기업이 쌓아온 다양한 기술과 문화를 바탕으로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사회발전을 이끈다는 개념이다. 지난해 5월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등은 ‘기업선언문’에 서명하고 실천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 출범 1주년을 맞아 ERT 멤버 167개사를 대상으로 기업의 사회적 활동을 향후 경영과정에 반영할 것인지를 물은 결과 대기업들은 기업선언문에 포함된 5가지 실천 명제의 전 분야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응답했다고 23일 밝혔다.
기업선언문은 기업의 혁신·성장, 윤리경영, 조직문화, 친환경 경영, 지역사회 발전 등 5가지 실천 명제를 두고 있다. 대기업들은 친환경 경영을 첫 순위(80%)로 꼽았으며 혁신·성장과 지역사회 발전에 대해서도 73.3%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중견·중소기업 역시 모든 분야에서 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경영에 반영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으며 이 중에서 혁신·성장(74.4%)에 대한 우선순위가 가장 높았다.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바라보는 인식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한상의가 지난 2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높은 55.9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출범 당시 삼성전자, SK, 현대차 등 한국의 대표기업 76개로 시작한 ERT는 현재 10배 가까이 늘어난 756개사까지 확대됐다.
ERT의 실천 활동 과정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ERT 멤버들의 동시 참여에 초점을 맞춘 ‘지역 살리고, 환경살리고’같은 공동실천 아이템에서 올해는 실질적인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는 ‘다함께 나눔프로젝트’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다함께 나눔프로젝트는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사회공헌 분야와 지역, 기부내용 등을 선택해 프로젝트를 제시하면 문제해결 취지에 공감하는 다른 ERT 멤버들이 자율적으로 동참하는 내용이다. 지난 3월 소방관복지 지원을 위해 현대차그룹과 효성그룹이 힘을 합쳤다. 4월에는 위기 청소년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SK그룹, 신한은행, 이디야커피가 심리건강, 인턴십, 금융지원 등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진행됨에 따라 후속 참여를 원하는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연말까지 계속 이어질 다함께 나눔 시리즈를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신기업가정신 체계를 갖추기 위해 국제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 경제계 대표단체인 BRT(Business Round Table)의 고위층과 만남을 통해 신기업가정신과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발전에 대해 양 기관 간 협력방안에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지난 1년은 신기업가정신 개념을 알리고 실천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과정이었다”며 “향후 ERT 활동은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문제를 해결하고 글로벌 협력도 강화하도록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