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울리는 ‘유증 공시’ 주의보…납입일 연기에 철회도 속출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상장사들이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상증자를 철회하거나 납입일을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신규 투자를 위한 증자임에도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하기도 해 투자자들 사이에선 ‘유증 공시’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바이오사이언스는 전날 장 마감 후 6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증자 방식은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며, 신약 후보물질 임상 개발 등 연구개발 비용으로 자금을 활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23일 CJ 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하루 동안에만 9.79% 폭락했다. 유상증자가 명백하게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주주들은 회사 측이 책정한 발행가격이 너무 낮다고 지적한다.

CJ 바이오사이언스는 신주의 예정발행가액을 2만100원으로 책정했다. 기준주가에 할인율 25%를 적용한 값이다. 문제는 22일 종가가 이보다 훨씬 높은 3만650원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발행가를 낮춤으로써 주주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지만, 기존 주주들에게는 주주 가치가 희석된다는 문제가 남는다. 최대주주인 CJ제일제당이 이번 유상증자 청약에 얼마나 참여할지도 불분명하다.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하거나 납입일을 연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전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다이나믹디자인에 대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지난해 10월 결정한 2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국 철회했기 때문이다.

당시 다이나믹디자인은 제이컴홀딩스를 대상으로 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 변경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납입일이 한 차례 미뤄졌고, 지난 19일 정정공시를 통해 “증자대금 미납입 및 이행 여부 확인 요구 미회신으로 인해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9개월 만에 유상증자 결정을 취소한 골든센츄리도 상황은 비슷하다. 제3자 배정 방식으로 102억 원가량을 조달하려 했지만 납입일이 두 차례 연기됐고, 대상자도 제이엠씨코퍼레이션에서 인피니티그룹코리아로 변경됐다. 결국 “납입 대상자의 납입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돼” 철회를 결정했다.

또한 이달 들어서만 △웰바이오텍 △메디콕스 △리더스 기술투자 △윈텍 △아이에스이커머스 △케스피온 △세토피아 △소룩스 등 8곳이 납입일 등을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종목 특성상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지만 유상증자 자체보다는 자금 활용 목적을 보고 기업의 재무 상황을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