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4월 내수 판매 상황이 크게 호전되지는 않았지만 경기 침체 영향에서 점점 벗어나 호전의 기미를 보였다.
4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발표한 지난 4월 판매실적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내수시장에서 전월대비 판매가 증가했다.
내수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판매실적을 낸 업체는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쌍용차다.
쌍용차는 지난 4월 내수 시장에서 2404대를 판매해 전월대비 13.4%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체어맨W(전월대비 39.8%증가)와 체어맨H(전월대비 59%증가)를 포함한 승용차가 내수 회복세를 주도했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 3월에 이어 4월도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지난달 대비 무려 40.9% 늘어난 총 3464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GM대우의 경우 GM본사의 위기로 수출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내수 판매에서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GM대우는 지난 4월 7080대를 판매해 전월 5708대 대비 24.0%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1분기 공장 가동률이 40%대에 그쳤던 GM대우는 점차 공장 가동률이 회복되고 있는 추세며 재고도 어느 정도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르노삼성 역시 지난 4월 내수시장에서 8033대를 판매해 전월대비 1.5% 증가했다.
특히 SM7과 SM3가 각각 전월대비 18.5%와 7.2% 증가해 내수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현대차는 내수시장에서 전월대비 3.6% 감소한 4만7339대를 기록했으며, 기아차 역시 3.4% 감소한 2만9010대를 판매했다.
특히 현대차는 3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이 80%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내수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차종별로는 지난 3월 출시한 신형 에쿠스가 2030대 팔려 좋은 출발을 보인데 반해, 스타렉스 등 일부 생계형 소형상용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차종의 판매가 감소했다.
베르나는 전월대비 17.1%감소했으며, 쏘나타 역시 9.4%의 감소한 7806대를 기록했다.
RV계 차량도 평균 21.3%의 감소세를 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개별소비세 인하 및 마케팅, 판촉 강화에도 불구하고 위축된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은데다 5월 도입되는 노후차량 지원책에 대한 대기수요가 4월 실적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기아차는 지난 4월 내수시장에서 전년동월대비 해서는 5.8% 증가를 기록했지만, 전월대비해서는 3.4%의 감소한 2만9010대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기아차의 신차효과가 어느 정도 사라지면서 판매가 전월대비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로체, 쏘울은 지난 3월 각각 3545대, 2052대에서 4월 3498대, 1518대로 감소했다.
하지만, 모닝은 4월에도 내수판매 1위를 달성하며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굳혔다.
특히 기아차는 지난달 2일 출시한 신차 '쏘렌토R'에도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쏘렌토R은 출시이후 4월 말까지 계약대수 570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쏘렌토R은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출고될 예정이며, 기아차는 경제 위기와 경유가 상승으로 침체된 SUV 시장에 최고의 성능과 경제성을 동시에 갖춘 쏘렌토R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