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고정금리 대출, 최소비중 미달시 페널티 부과한다"

입력 2023-05-2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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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4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9차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4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9차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가계부채 연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줄어들던 금융권 가계대출도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가계부채 문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리가 지속해서 인상되면서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고정금리 대출 확대는 가계부채의 질적개선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 전반의 위기대응 능력을 제고하는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2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진행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제9차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가계부채 질적구조 개선을 위한 고정금리 대출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날 실무작업반 회의에서는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현황 및 문제점을 살폈다. 우리나라는 정책모기지 시장에 한정돼 장기·고정금리 주담대가 취급되고, 이를 제외한 은행권의 자체 고정금리 대출비중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실제로 정책모기지를 제외한 은행의 대출비중은 순수고정형이 2.5%에 불과하고, 혼합형은 22.0%다. 반면 변동형은 52.4%에 달해 절반 이상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고 있다.

변동금리의 경우 금리인하기나 저금리 기조에서는 비교적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이자 부담이 비교적 적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지난해처럼 금리상승기에는 그만큼 단기간 내 대출금리도 높아져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무작업반은 고정금리 대출이 활성화되지 못한 원인으로 △금융권의 정책모기지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자체 고정금리 대출 취급유인이 낮은 측면 △소비자의 변동금리 위험성 인식미흡 및 고정금리 대출에 대한 선호유인 부족 △정책금융의 역할이 은행권 중심의 정책모기지 공급지원으로 제한된 점 △장기채권시장 활성화 및 변동금리 리스크관리를 위한 제도적 장치 미흡 등이 거론됐다.

향후 소비자들이 고정금리도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취급할 수 있도록 금리산청체계와 중도상환수수료 체계를 개선해 고정금리 대출에 대한 선호유인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기로 했다. 고정금리 대출에 대한 과도한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을 완화한다. 차주가 고정금리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 대출 대환 시 중도상황수수료 완화를 금융권과 협의하기로 했다.

이밖에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변동위험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DSR 산정 시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등 DSR 정교화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장기·고정금리 대출 확대를 위한 신(新) 고정금리·분할상환 목표비중 행정지도를 실시한다. 그동안 혼합형 대출도 광범위하게 고정금리 대출실적으로 인정해 왔으나 이를 장기·고정금리 확대를 목표로 운용방향을 개편한다. 이를 통해 목표비중과 함께 최소수준 지표를 신설해 최소수준 미달성 시 일종의 페널티를 부과할 계획이다. 목표비중·최소수준은 관계기관·민간전문가 등 협의를 통해 연 1회 설정된다.

은행권 고정금리 대출 취급에 따른 금리 변동 위험 헤지를 지원하는 '스왑뱅크(가칭)' 설립도 추진한다. 은행으로부터 고정금리 현금흐름을 수취하고, 변동금리 현금흐름을 지급하는 '이자율스왑 전문 금융기관' 설립을 검토 중이다. 세부설립방안(세부기능·재원마련 등)에 대한 검토 및 연구용역 등을 바탕으로 내년 중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2년과 같은 급격한 금리상승기에 과다한 변동금리 대출은 가계 부담을 급증시켜 차주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은행권도 자체적인 고정금리 취급을 가로막는 제도적·관행적 장애요인을 적극적으로 발굴·개선하고 금융이용자들이 고정금리에 충분히 매력을 느끼고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상품개발·판매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감독당국은 변동금리의 위험성을 금융권과 차주가 명확히 인식하고 대출이용을 할 수 있도록 제도 요인도 전반적으로 검토해 적극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금융소비자들이 부담하고 있는 금리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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