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악몽 재현하나...미국, 부채한도 협상 ‘벼랑 끝 전술’에 신용등급 강등 위기

입력 2023-05-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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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미국 신용등급 ‘부정적 관찰대상’ 올려
무디스도 등급 전망 하향 가능성 시사
강등 불안에 초단기 미국채 금리 급등
정치권 서로 “네 탓이오” 타령 여전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케빈 메카시 하원의장이 22일(현지시간) 부채한도 협상을 위해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케빈 메카시 하원의장이 22일(현지시간) 부채한도 협상을 위해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치권의 부채한도 협상 난항으로 연방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지자 시장에서 경고음이 잇달아 나오기 시작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올려놓았고, 또 다른 신평사 무디스도 등급 전망 하향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AAA’인 미국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 대상’에 올렸다. 피치는 이번 결정에 대해 “부채한도 상향·유예 등 문제 해결에 이르는 것을 막는 정치적 당파성이 확대된 점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피치는 “여전히 6월 1일인 ‘디폴트 예상일(X-데이트)’ 전에 부채한도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협상 난항에 결과적으로 연방정부가 일부 지급 의무를 다하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의 실패는 미국이 적시에 (지급) 의무를 이행하려는 의지와 광범위한 거버넌스에 대한 부정적인 신호일 것”이라면서 “이는 곧 ‘AAA’ 신용등급과 일치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관찰 대상’에 오른다는 것은 등급 변경이나 방향성이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로 향후 1~2년 새 등급 변화 가능성을 나타내는 ‘등급 전망’과는 차이가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사실상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한 셈이다.

무디스도 이날 디폴트가 발생하기 전에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리엄 포스터 무디스 수석 부사장은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신용등급을 그대로 유지하지만, 의원들이 디폴트 가능성을 시사할 경우 실제 그 일이 발생하기 전에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망 하향 조정은 그만큼 등급 강등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현재 무디스는 미국 신용등급을 피치와 함께 최고등급인 ‘AAA’로 평가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만 현재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인 ‘AA-’를 부여하고 있다.

▲6월 6일 만기인 미국 초단기 국채 금리 추이. 단위 %. 출처 블룸버그
▲6월 6일 만기인 미국 초단기 국채 금리 추이. 단위 %. 출처 블룸버그
미국은 2011년 버락 오마바 행정부 시절 부채한도를 두고 정치권이 극명하게 대립하다 디폴트 시한까지 이틀을 남겨두고 극적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S&P는 미국의 부채한도 상향에 대한 정치권 협상 난항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렸고, 이는 당시 글로벌 금융시장에 막대한 충격을 줬다.

이날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다우지수를 비롯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디폴트 불안에 6월 초 만기가 돌아오는 초단기 채권 금리가 일제히 급등했다. 각각 6월 1일과 6일 만기가 돌아오는 미국 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7%를 넘었다. 이는 5월 30일 만기인 국채 금리보다 약 4%포인트(p) 높은 것이다.

정치권의 줄다리기는 여전했다. 이날 매카시 의장은 정부 예산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 “백악관과 민주당이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백악관은 “협상이 생산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공화당을 겨냥해 “정부 부도를 피하는 건 모든 의원들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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