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사건 고발인의 법률대리를 맡았다가 고발인 신상을 공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정렬 변호사가 2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3부(김형작·임재훈·김수경 부장판사)는 업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이 변호사의 항소심에서 1심과 동일한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의뢰인과 신뢰를 저버리고 사무장으로 있으면서 취득한 업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피해자의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고, 피고인이 주장한 사실 오인 및 법리 오해도 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항소심에서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했기 때문에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며 “다만 업무상 비밀누설죄가 유죄로 인정돼 원심형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2018년 12월 ‘혜경궁 김씨’ 의혹을 고발한 단체인 ‘혜경궁 김씨를 찾는 사람들’ 대표 A 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변호사는 해당 사건을 수임했으나 2018년 11월 SNS에 ‘A 씨로부터 질책을 받는 등 신뢰가 깨져 더 이상 사건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비판 목소리가 불거지며 A 씨의 신원을 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이후 검찰이 ‘혜경궁 김씨’가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 소유의 계정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리자, 이 변호사는 같은해 12월12일 한 인터넷 방송과 SNS에 A 씨의 닉네임, 직업 등을 공개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위임 계약한 상대방 닉네임을 밝힌 것은 결국 그 사람을 특정해서 지목한 것"이라고 판단해 벌금형을 선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