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부동산, 신중한 시장접근을

입력 2023-05-26 05:00 수정 2023-05-2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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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매매 거래가격이 과거에 없던 최고 가격을 기록한 경우, 그 가격을 신고가라 한다. 신고가와 반대되는 말로 아파트 매매 거래가격이 과거에 없었던 낮은 가격을 기록하면 이를 신저가라 한다.

아파트 매매 거래의 신고·신저가 발생 총량과 관련 거래비중의 흐름을 통해 매도자가 매수자에 비해 가격 협상 우위에 있는지, 열위에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또 가격상승과 하락을 전망하는 수요자의 심리가 어느 쪽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도 예측 가능하다.

최근 아파트 시장의 신고·신저가 매매 거래량(비중)은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까. 5월(8일 기준) 현재 전국 아파트의 매매 신고가 거래량은 3975건, 신저가 거래량은 2521건을 기록했다. 각각의 거래비중은 3.57%(신고가), 2.27%(신저가)로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량의 5.84%에 그치는 수준이다.

일명 영끌과 패닉바잉이 주도했던 2021년 신고가 23.42%와 신저가 0.81% 비율과는 큰 차이를 보일 만큼 거래시장의 총량과 관련거래 비율이 급감한 상태다. 2021년엔 신고가 매매총량이 13만4959건, 신저가 거래가 4685건이나 발생했었다.

다만 올해 들어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해제, 1·3대책 발표,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 부동산 규제수위가 크게 낮아지며 전년 말보다 주택 매매 거래량이 일부 증가하는 등 신저가 비중이 낮아지고 신고가 비중이 다소 올라가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올해 전국 아파트의 월별 매매 거래의 신고·신저가 흐름을 보면 1월 신고가 비율이 3.27%, 2월 3.53%, 3월 3.84%, 4월 3.48%, 5월 4.2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저가 비율은 1월 3.24%, 2월 2.37%, 3월 2.08%, 4월 1.63%로 우하향하다 5월 2.41%로 다소 증가했다. 1분기 규제완화에 힘입어 가격만족도가 큰 급매물이 소화되자 다소 상승한 매매호가에 매수 거래가 숨을 고르는 모양새다.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시장도 2021년 거래의 52.6%는 신고가 거래였으나, 올해 5월 현재 관련 수치는 6.84%로 급감했다. 반면 같은 시기 신저가 거래는 1.02%(2021년)에서 3.57%(2023년)로 늘어났다. 한국은행이 조사하는 서울 주택가격전망CSI가 2021년 7월 127로 조사됐지만 올해 4월엔 88로 급감했다. 관련 수치가 100보다 낮으면 주택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로 부동산 수요자의 심리나 신고가 발생 추이가 과거보다 많이 낮아진 상태다.

시장 기세와 심리를 대변하는 매매 거래의 신고·신저가 발생 비율 추이를 통해서도 주택시장의 가격 및 거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올해 1분기 매매 거래량이 전년 말 대비 늘어나고 서울 등 주요지역은 거래가가 상승 반전한 곳이 나오고 있으나 7만 가구를 넘어선 미분양 총량과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부담, 경기둔화 우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전국적인 추세 상승과 시장 회복을 단기 기대하기보다는 지역별 국지적 움직임에 대응한 신중한 시장 접근이 필요한 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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