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법저법] 서점에서 책 내용 촬영해 SNS에 올려도 될까?

입력 2023-05-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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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현 법무법인(유한) 바른 변호사

법조 기자들이 모여 우리 생활의 법률 상식을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가사, 부동산, 소액 민사 등 분야에서 생활경제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막상 맞닥트리면 당황할 수 있는 사건들, 이런 내용으로도 상담받을 수 있을까 싶은 다소 엉뚱한 주제도 기존 판례와 법리를 비교·분석하면서 재미있게 풀어드립니다.

(출처 = 픽사베이)
(출처 = 픽사베이)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책 내용 중 일부를 찍어 SNS에 올린다면 저작권법에 저촉되는 일일까요? 저작권과 관련한 다양한 사례를 법리적으로 풀어봤습니다.

법무법인(유한) 바른의 소재현 변호사 조언을 들어봤습니다.

Q: 도서관, 서점 등에서 책 일부분을 사진으로 촬영해 SNS에 올리면 죄가 되나요?

A: 책은 저작권법상 “저작물”에 해당하므로 원칙적으로 책의 저작자가 그 책에 대한 저작인격권(공표권, 성명표시권 등) 및 저작재산권(복제권, 공연권, 배포권 등)을 가집니다. 이러한 저작자의 저작권은 저작자가 생존하는 동안과 사망한 후 70년간 존속하며, 저작권법상 허용한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저작권자의 이용 허락을 얻어야만 그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도서관이나 서점 등에서 책 일부분을 사진으로 촬영하여 SNS에 올리는 행위는 두 가지로 나눠서 판단해야 합니다. 저작권법상 사진으로 촬영하는 행위는 “복제”에 해당하며, SNS에 올리는 행위는 “공중송신”에 해당합니다.

출판된 책의 일부분을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사진으로 촬영하여 복제하는 행위는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적인 범위 안에서 이용할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저작권법 제30조(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에 의해 허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례와 같이 책 일부를 촬영한 사진을 SNS에 올리는 행위는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적인 범위 안에서 이용할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저작권법 제30조에 의해서 허용되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책 일부분을 사진으로 촬영해 SNS에 올리는 행위는 저작권자의 허락을 얻지 않는 이상, 저작권법상 저작권자의 공중송신권 침해로 저작권법 제136조(벌칙)에 의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저작권자로부터 손해배상청구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Q: 책 읽어주는 유튜브를 하려고 합니다. 책 전문을 그대로 녹음해서 영상을 올리면 저작권법에 위반되나요?

A: 우선 책 전문을 녹음하는 행위는 저작권법상 복제에 해당하며, 앞 사례에서 본 것처럼 저작권법 제30조(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에 의해 ‘영리를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적인 범위 안에서 이용할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허용될 수도 있지만, 그 녹음 파일을 유튜브에 올리는 것은 광고 수익 등과 관련 있다는 점에서 저작권법 제30조에 의해 허용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또한 녹음한 파일을 유튜브에 영상으로 올리는 행위는 저작권자의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행위도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책 전문을 그대로 녹음해서 그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것은 저작권자의 허락을 얻지 않는 한, 저작권자의 복제권과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저작권법 위반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책 전문이 아니라 일부 감명 깊은 구절을 읽어주는 등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아니하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아니하는 경우’라면 저작권법 제35조의5(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에 의해서 저작물의 이용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Q: 온라인 수업을 위해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를 화면에 띄워놓고 설명하고 싶은데 괜찮나요?

A: 우선,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라고 하더라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서 저작권법상 “저작물”에 해당하는 자료라면 공표된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됩니다.

그리고 온라인 수업이 초·중·고·대학교 등의 수업이라면, 저작권법 제25조(학교 교육 목적 등에의 이용)에 의해 수업 목적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공표된 저작물의 일부분을 복제ㆍ배포ㆍ공연ㆍ전시 또는 공중송신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해당 자료를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한 경우라면 복제를 방지하는 조치 등을 해야 합니다.

만약, 온라인 수업이 초·중·고·대학교 수업 등 저작권법 제25조에서 예외로 허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라고 하더라도 온라인 강의의 화면에 띄워놓고 설명하는 행위는 해당 저작물 저작권자의 공연권, 공중송신권 등을 침해하여 저작권법을 위반하는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Q: 문제집, 참고서 등 학습 자료를 스캔해서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도 되나요?

A: 우선, 문제집, 참고서 등 학습자료는 저작권법상 “저작물”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앞 사례에서 살펴본 것처럼 초·중·고·대학교 등의 수업에서 수업 목적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 학습 자료의 일부분을 스캔하여 해당 수업의 학생들에게만 배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습자료인 저작물을 스캔해서(저작권법상 복제),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저작권법상 공중송신)은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 외의 자에게도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행위로서 저작권법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서 저작권자의 복제권 및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Q: 교과 내용과 관련한 넷플릭스 영화를 수업 시간이 틀어도 괜찮나요?

A: 넷플릭스 영화는 저작권법상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저작물"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저작물은 저작권법 제29조(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ㆍ방송)에 의할 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청중이나 관중으로부터 해당 공연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지 않는 비영리 목적이라면 공중에게 공연할 수 있습니다.

이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영상저작물을 감상하는 설비를 갖추고 이를 감상하게 하는 것을 영업의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연, 음식점·유흥주점·공연장에서의 공연 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교과 내용과 관련한 넷플릭스 영화를 트는 것은 비영리 목적으로서 저작권법 제29조에 의해 공연이 허용되는 경우라고 보이며, 저작권법 위반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법률 자문해 주신 분…

▲ 소재현 변호사

제5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여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근무하다가 2022년부터는 법무법인(유한) 바른 소속 변호사(공정거래팀)로 활동 중이다. 주로 공정거래‧금융자문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전면개정된 공정거래법 조문별 판례와 내용」(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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