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살아나려면… 한은 "中 스마트폰 소비ㆍ美 데이터센터 투자가 관건"

입력 2023-05-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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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반도체 수요구조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

(출처=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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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기 위해선 중국 스마트폰 소비와 미국 데이터센터 투자의 회복 여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9일 '경제전망(5월) 핵심이슈-2 우리나라 반도체 수요구조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최근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금액은 지난해 8월 감소로 돌아선 이후 최근까지 큰 폭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품목별로는 메모리 반도체가 비메모리 반도체보다 더 크게 줄었으며, 지역별로는 중국, 베트남, 미국 등 주요 수출국 대부분에서 감소폭이 큰 상황이다.

용도별 수요구조의 특징을 살펴보면, 글로벌 반도체 수요의 중심이 'PC→모바일→서버' 순으로 변화하면서 우리나라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데이터센터 투자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주요 빅테크 기업이 실적 악화, 경기 불확실성 등에 대응해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지출을 축소하면서 대(對) 미 반도체 수출이 크게 위축됐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모바일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스마트폰 수요 변화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중 늘어났던 스마트폰 판매가 지난해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나라의 비메모리 반도체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지역별 수요구조 특징을 보면, 과거 IT제품 생산지로서 큰 역할을 했던 중국은 소득수준 상승에 따른 IT기기 수요 확대 등으로 최종 수요처로서의 중요도가 더 커졌다. 이에 따라 대(對) 중 반도체 수출에서 제3국 수출용 비중이 축소되고 중국 내수용 비중이 상승했다.

미국은 중국과 함께 IT기기의 주요 최종 소비처인데, 특히 서버 등 기업용 수요는 일부 빅테크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소수의 미국 빅테크 기업이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특정 기업의 업황과 투자 결정이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에 큰 영향을 받는다.

(출처=한국은행)
(출처=한국은행)

한은은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스마트폰 수요(44.0%)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다음으로는 서버(20.6%)의 영향이 크다고 추정했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중국의 비중이 높은데, 스마트폰의 경우 미국과 중국이 비슷한 수준이며 서버의 경우에는 미국이 큰 것으로 봤다.

이러한 수요구조와 최근 지역별 수요여건을 종합해 보면 국내 반도체 경기는 중국 스마트폰 소비와 미국 데이터센터 투자의 회복 여부가 중요하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회복의 열쇠를 쥔 중국 스마트폰 소비는 하반기 살아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해 봉쇄조치의 영향으로 부진했으나 리오프닝 이후 시차를 두고 점차 회복되면서 반도체 경기 부진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규환 한은 조사국 동향분석팀 과장은 "중국에서 당장은 스마트폰 소비가 살아나는 조짐이 확연하게 나타나진 않는다"면서도 "다만 서비스 소비에서 상품 소비 쪽으로 점차 소비 심리가 돌아설 것으로 보이고, 스마트폰 재고 소진도 진행됐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수요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미국 서버 수요의 경우, 단기적으로 위축됐으나 향후 디지털 전환, AI 서비스 확대 등으로 고성능 서버를 중심으로 완만히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은 "우리나라 반도체 경기의 변동성이 여타 국가보다 큰 만큼 비메모리 경쟁력 강화, 수요처 다변화 등을 통해 진폭을 줄여나가야 한다"며 "또 국내 반도체 수요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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