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아이템을 살 돈을 마련하고자 70대 노인을 잔혹하게 강도 살해한 중학생에 대해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범행 당시 이 소년은 열다섯 살로 ‘촉법소년’이 아니어서 중형을 피하지 못했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했어도 형사처벌 대상은 아닌 형사미성년자를 ‘촉법소년’이라고 부른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강도 살인 및 현주건조물방화 미수죄로 기소된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피고인 A 군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다고 30일 밝혔다.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만 15세인 A 군은 경남 통영시 소재 한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지난해 2월 7일 오전 5시 50분께 게임 아이템을 구매할 돈을 훔치러 경남 거제시에 사는 피해자 B(여·74) 씨의 집에 몰래 들어갔다가 발각되자 B 씨를 살해했다. 이 과정에서 A 군은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불을 지르려고 시도하기까지 했다.
검찰은 A 군이 타인의 금품을 절취하려다 피해자에게 발각된 뒤 죄적을 인멸하고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B 씨를 살해한데다, 피해자의 주거에 불을 놓아 소훼하려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며 피고인에게 강도 살인 및 현주건조물방화 미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1심과 2심은 모두 A 군을 “징역 15년에 처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다. 소년이고 전과가 없다”면서도 “피고인은 피해자의 유족과 합의하지 못했다”고 양형 근거를 설명했다.
대법원 역시 “피고인의 연령, 이 사건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등 양형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