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권오수 전 회장이 2심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서승렬·안승훈·최문수 부장판사)는 30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권 전 회장 등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권 전 회장 측 변호인은 “(재판부는) 신규사업 진출과 자금 조달을 인위적 주가조작의 동기로 봤지만, 이는 사실과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며 “재판부는 ‘실패한 주가조작’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시세조종 행위로 본 여러 곳에서 사실을 오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핵심 피고인인 이모 씨와 김모 씨의 검찰 진술과 법정 진술이 다르다”며 재차 증인신문을 진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검찰은 “(주가조작은) 권오수 전 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구조라는 점을 1심 재판부가 오해했다”면서 “범행 특성상 포괄일죄(하나의 범죄)를 적용해야 하는데 일부 면소 판결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소장 변경 허가신청서를 제출했고, 변경된 공소장을 토대로 입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기일은 7월 6일 열릴 예정이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공소장 변경 허가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날 권 전 회장은 ‘김건희 여사에게 주가 조작 사실을 알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재판 중 김 여사는 언급되지 않았다.
권 전 회장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소위 ‘주가조작 선수’와 ‘부티크’ 투자자문사,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 등과 합심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2021년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권 전 회장은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 원을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이들 중 공모 혐의를 받은 5명도 징역형의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