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이용자 편의 늘려 집객 경쟁력↑
신세계百·이마트엔 안 보이는 신세계I&C 충전기
‘유통 맞수’ 롯데와 신세계가 오프라인 쇼핑몰 집객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롯데가 계열사를 활용해 발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다. 롯데는 롯데정보통신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쇼핑몰에 구축하며 시너지를 노린다. 반면 신세계는 계열사 신세계 I&C와의 협력이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30일 롯데물산에 따르면 최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3층에 21개의 전기차 완속 충전기가 신규 설치됐다. 해당 충전기 브랜드는 이브이시스(EVSIS)로, 롯데정보통신이 운영한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1월 전기차 충전 사업자인 중앙제어의 지분 71.1%를 인수하며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롯데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쇼핑몰에 전기차 충전기를 적극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는 100kWh 수준의 급속 충전기를, 롯데월드몰 등 복합쇼핑몰에는 완속 충전기를 대폭 확대 중이다. 점포 체류 시간이 긴 복합쇼핑몰에는 완속 충전기를, 체류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대형마트엔 급속 충전기를 설치해 집객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 전기차 충전 수요도 늘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43만7486대로 2019년 대비 7배 가량 증가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본점 에비뉴엘, 동탄점, 인천점 등 8개 점포에 설치를 완료했으며 현재까지 총 270여면의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했다. 롯데마트 역시 제타플렉스점을 포함한 91개 점에서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 중이다. 한 점포에 평균 2~3기가 있는 것을 반영하면 270여개가 적용된 셈이다.
롯데의 경우 과거와 다른 건 전기차 충전사업자가 계열사라는 점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인천점, 노원점, 롯데마트 양평점, 금천점 등은 계열사인 EVSIS를 갖추고 있다. 특히 EVSIS는 롯데 통합 멤버십인 엘포인트로 회원가입을 진행하기 때문에 동시에 롯데 멤버십 회원 수도 함께 늘릴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2024년까지 총 45개 점포에 약 1200여면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롯데그룹 차원에서는 2025년까지 EVSIS 충전기를 1만3000기 이상 보급할 방침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롯데정보통신과의 협업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를 도모하는 등 편리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가 계열사를 통해 유통과 전기차 충전 시너지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신세계는 계열사와의 협업에서 조용한 상태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71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했다. 이마트의 경우 730여대의 기기를 보유 중이다. 이들 대부분은 자사 계열사가 아닌 외부 사업자들이다.
전기차 충전 플랫폼 ev인프라에 따르면 신세계 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신세계I&C)가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기는 현재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필드 등에서 찾아볼 수 없다. 신세계 메사빌딩, 스타벅스 평택 DT, 신세계데이터센터 등이 이용하고 있지만 설치 충전기 수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2014년부터 전기차 충전기 도입을 시작했고 매년 50~100대씩 증가 중”이라면서 “올해는 전기차 고객들의 편의를 확대하기 위해서 1000대를 추가해 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신세계그룹에서는 신세계아이앤씨가 전기차 충전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지난해 10월 전기차 충전 서비스 브랜드 스파로스 EV을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충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향후 전기차 충전 시 신세계포인트를 적립하고 포인트로 충전 비용까지 결제하는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지만 신세계가 보유한 유통 채널에 직접 진출해 시너지를 내는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신세계그룹 주요 리테일 매장 등 국내 주요 스팟을 중심으로 스파로스 EV 전기차 충전소 개소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