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멘트 업계 "지역사회 갈등 풀려면 정보공개 문턱 낮춰야"

입력 2023-05-31 09:00 수정 2023-05-3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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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키네가드에 위치한 브리든 시멘트 공장은 23일 현장을 방문한 한국 취재진에게 226톤 규모의 석회석 발파 현장을 공개했다. 김동효 기자 sorahosi@
▲아일랜드 키네가드에 위치한 브리든 시멘트 공장은 23일 현장을 방문한 한국 취재진에게 226톤 규모의 석회석 발파 현장을 공개했다. 김동효 기자 sorahosi@

유럽에서 순환자원이 시멘트 산업에 활용된 역사는 30년을 훌쩍 넘는다. 독일은 1970년대 오일 파동 이후 석탄을 주요 연료로 사용했고, 1990년대부터 순환자원에 눈을 떴다. 아일랜드 시멘트 제조 기업 브리든은 2006년부터 대체연료를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유럽 국가들은 지역주민과 적잖은 마찰을 빚었다. 현재 국내에서 벌어지는 순환자원 성분 및 기준, 유해성, 환경오염 유발 가능성 등은 한 때 유럽을 훑고 간 논쟁거리였다.

아일랜드 브리든사가 순환자원 활용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택한 방법은 소통과 정보 공개의 투명화다. 회사 측은 2006년 대체연료를 활용하기 1년 전부터 지역주민과 본격적인 교류에 들어갔다. 브리든 측 관계자는 "수차례 회의를 열고, 영상, 웹사이트 등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다"고 말했다. 정책을 오픈하고, 시멘트 공장을 개방했다. 우려할 만한 지점에 대해선 선제적으로 정보를 열었다.

브리든 측은 23일 공장을 방문한 취재진에 226톤 규모의 석회석 발파 현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230미터 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발파 순간을 지켜봤다. 발파는 한 달에 3~4번 가량 이뤄진다.

현재 브리든은 지역사회와 환경단체를 경영 핵심 관계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브리든 측은 기금을 조성해 지역 환경보전 활동과 지역 행사 등의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의 약 0.5% 규모를 기금 운용비로 투입했다. 브리든 공장이 최근 광산 개발 허가를 받은 데에 대해 주민들의 민원이 없었던 것은 투명한 정보 공개에 대한 신뢰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대 100km 밖 타 지역에서 가정용 및 산업용 폐기물을 실어오는 데 대해 민원은 없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현재 유럽에선 시멘트 제조시 원자재, 연료 첨가제 폐기물 등을 환경 당국으로부터 인가 받아야 한다. 한 가지만 변경돼도 재허가가 필요하다. 피터 호디노트 전 유럽시멘트협회장은 "이 허가 과정에서 시민단체, 정치인, 지역사회의 여론 수렴 과정이 있다"며 "정부의 배출 통제로 거의 모든 공장이 온라인을 통해 지자체와 환경 당국에 배출 상황을 분단위로 보고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투명한 정보공개가 신뢰 구축의 전제인 셈이다. 독일 피닉스 시멘트 공장 역시 지역사회와 분진 관련 온라인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환경단체들은 대체연료 사용 반대 과정에서 아일랜드의 순환자원 반대 시위를 사례로 내세우고 있다. 브리든 측은 업계와 환경 단체간 온도차를 줄이기 위해 환경 기준에 대한 제 3자의 엄격한 심사와 순환경제에 대한 지속적인 설득을 강조했다.

브리든 측은 "아일랜드 내에서도 대체연료 사용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다. 우리가 엄격한 환경 기준을 세워 따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환경 기준 준수 여부를 외부 단체의 심사를 통해 받으면서 지역 주민들의 사업 이해도가 한결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탄소 저감과 순환경제를 위해 대체연료 활용이 최선이라는 점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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