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엔비디아, 삼성·인텔에 기회 주나…TSMC 의존도 낮출 가능성 시사

입력 2023-05-31 14:33 수정 2023-05-3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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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삼성이나 인텔과 생산할 수도”
“TSMC와 오래 협력했지만, 공급망 회복력 매우 중요”
엔비디아, 반도체 업체 첫 시총 1조 달러 터치
오픈AI 등 다른 기업이 한국 기업 문 두드릴 수도

▲사진 출처 AFP연합뉴스
▲사진 출처 AFP연합뉴스

‘챗GPT’ 열풍에 힘입어 고공행진 중인 엔비디아가 주력 협력사인 TSMC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와 인텔에 새 성장동력을 제공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31일 대만 매체 타이베이타임스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행사에서 “엔비디아는 삼성과 함께 생산할 수 있고 인텔과의 생산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황 CEO는 “물론 우린 TSMC와 아주 오랜 기간 깊이 협력해 왔다”면서도 “우리 기업은 매우 크고, 우리에게 의존하는 고객들이 많다. 따라서 공급망 회복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린 가능한 한 많은 곳에서 제조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인텔에 대해 “최근 그들의 차세대 반도체 테스트 결과를 받아봤는데, 결과가 좋아 보였다”며 “절대 과소평가할 수 없는 아주 좋은 기업”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엔비디아를 따라잡으려는 인텔의 야망에 대해선 “걷지 말고 뛰어야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발언은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공급망을 다각화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나왔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현재 엔비디아의 핵심 그래픽처리장치(GPU)인 A100과 업그레이드 버전인 H100 생산을 도맡고 있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AI 언어모델 학습에 필요한 GPU 수요가 급증하자 엔비디아가 공급망 다각화를 시사한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59%로 세계 1위다. 그 뒤를 삼성전자(16%)가 추격하고 있다. 인텔의 경우 미미한 수준이다. 투자전문 매체 배런스는 “엔비디아 CEO가 이번 주 세상에 큰 신호를 보냈다”며 “그의 발언은 업계 지위를 회복하려는 팻 겔싱어 인텔 CEO의 계획에 있어 최고의 소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열풍이 지속할 경우 엔비디아 이외 다른 기업이 국내기업에 손을 내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도 매체 이코노믹타임스(FT)는 “엔비디아와 고객사들이 믿는 것처럼 생성형 AI가 도약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기존 대기업과 오픈AI와 같은 신생 기업들이 삼성이나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챗GPT 열풍에 반도체 기업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323조 원)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7% 이상 급등해 시총이 한때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상승 폭이 줄면서 종가 기준으로는 약 9907억 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시총이 1조 달러를 넘는 미국 기업은 알파벳,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네 곳뿐이며, 엔비디아 시총은 전 세계 6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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