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아파트’ 고덕강일3단지 첫삽...과제도 산적

입력 2023-05-31 15:47 수정 2023-05-3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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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공공주택지구 3단지 건물만 분양 백년주택 착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문현호 기자 m2h@)
▲31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공공주택지구 3단지 건물만 분양 백년주택 착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문현호 기자 m2h@)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서울 내 공급 핵심 단지로 추진 중인 고덕강일3단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건물만 분양)이 첫 삽을 떴다. 반값 아파트가 닻을 올렸지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추가 부지 부족, 토지 임대료 상승 등 문제점도 여전히 남아 있어 순항 여부는 미지수다.

31일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3 시공현장에서 ‘고덕강일 공공주택지구 3단지 건물만 분양 백년주택’ 착공식이 열렸다. 이날 착공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김헌동 SH공사 사장, 고덕강일 3단지 사전청약 당첨자 등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세훈 시장은 “높은 사전청약 경쟁률은 안정적인 주거 공간, 내 집 마련에 대한 청년층과 무주택 시민들의 열망이 만든 결과라 생각한다”며 “혁신적인 건축 디자인이 적용되고, 마감자재, 평면 건축물 성능을 통해 강일 3단지는 기존 공공주택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명품 주택으로 조성되도록 최대한 챙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의 공공주택이다. 건물만 분양하는 만큼 분양가를 기존의 절반 이하로 낮춰 ‘반값 아파트’라는 별칭도 붙는다.

▲고덕강일 3단지 조감도 (사진제공=서울특별시)
▲고덕강일 3단지 조감도 (사진제공=서울특별시)

김헌동 사장은 “고덕강일3단지 백년주택이 정부의 공공주택 50만 가구 공급 계획에 포함돼 있다”며 “고덕강일3단지는 기존 공공주택의 품질을 훨씬 뛰어넘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진행된 고덕강일3단지 사전청약은 총 500가구 모집에 2만 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40대 1을 기록했다.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특별공급은 33대 1, 일반공급은 67대 1로 마감하며 높은 청약 열기를 보였다.

인기 요인은 바로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고덕강일3단지 공급 물량은 모두 전용 59㎡로 분양가는 본청약 시점 추정가격 3억5500만 원이다. 인근 같은 면적의 아파트 가격이 7억 선인 것을 고려하면 반값 수준이다. 여기에 매달 토지 임대료 30~40만 원 정도만 내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청약이나 기존 아파트 매매보다 목돈이 적게 들면서도 서울의 편리한 입지와 인프라는 그대로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여러 한계와 문제점들이 아직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주택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토지감정가가 산정 시점에 따라 향후 토지 임대료가 늘어날 수 있다는 문제가 불거졌다. 기존에 조성원가로만 산정했던 임대료가 조성원가 또는 주변 시세를 고려해 지자체장이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2026년에 진행되는 본청약 시점에 기준금리나 토지 시세가 오르면 임대료가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게 된다.

또 주택을 지을 국공유지는 물론 서울 내 신규택지도 한정돼 있어 추가 공급물량에는 한계가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향후 추가로 부지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토지임대부 주택의 정책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저렴한 주택공급이라는 제도의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서울 내 주택을 공급할 만한 땅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정책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차라리 토지임대부보다는 공공임대주택 확대가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고덕강일3단지 착공을 시작으로 다음 달 예정 돼 있는 전용 49㎡ 사전청약과 2026년에 있을 본청약 흥행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에 전문가들은 토지임대료가 상승하는 등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주거 환경과 낮은 분양가와 임대료로 앞으로도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시세 대비 저렴하다는 것과 주거 안정 측면에서 흥행은 계속될 것으로 본다”며 “사전청약에서 본청약으로 가더라도 이탈하는 사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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