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응급환자 사망사건…“의료진 희생양 삼아선 안 돼”

입력 2023-05-3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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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적인 보도, 소송 부담감으로 응급의료 현장의료진 이탈 부추기게 될 것”

(노상우 기자 nswreal@)
(노상우 기자 nswreal@)

최근 수용 가능한 응급실을 찾지 못하고 병원을 전전하다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자,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의료진을 희생양 삼아 공분을 돌려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31일 성명을 통해 “구조적 문제들과 상황을 외면한 채 마치 응급실에서 일부러 거부한 것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언론들의 ‘응급실 뺑뺑이’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며 “이러한 선정적인 보도들은 무너져가는 환자, 의사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며 국민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법적소송의 증가와 부담감으로 응급의료 현장의료진들의 이탈을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응급실 뺑뺑이’의 근본적인 원인을 의뢰한 원인의 배후진료능력 부족이라고 밝혔다. 그 환자를 치료할 만큼의 의료자원이 그 시간 그 장소에 없었다는 것이라는 뜻이다. 의사회는 “중증외상환자라면 최소한 중환자실과 응급외상수술팀이 갖춰져야 응급실에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무시한 채 무조건 가까운 응급실에 빨리 환자를 내려놓는 것이 올바른 해결책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응급의료진들을 희생양 삼아 공분을 돌린다고 예방 가능한 응급, 외상환자 사망률이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선의로 행한 응급의료조차 치료결과가 나쁠 경우 민, 형사 소송을 감내해야 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이송문의 거절에 대한 언론재판과 실제 법적 처벌까지 가시화될 때 응급의료진들의 이탈은 더욱 가속화되고 응급의료는 붕괴할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중증응급환자가 더 많이 치료의 기회를 갖기 위한 방안으로 △상급병원 과밀화 해결 △경증환자 119 이송 및 응급실 이용자제 △취약지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 △비정상적인 응급실 이용행태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이송문의에 대한 수용의 결정은 현장의료진이 병원의 역량과 상황을 고려한 복합적인 판단으로 처벌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근본적 원인인 상급병원 과밀화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논의체를 구성하고, 경증환자 119이송금지 및 상급병원 경증환자 이용금지 특별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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