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적은 “단어 하나에서 파생된 생각들을 담은 책이다. 픽션과 산문과 노랫말이 섞여 있다. ‘101개의 단어를 어떻게 풀었을까’하는 궁금증을 일으켰으면 좋겠다”고 소개했다.
책은 한 단어당 한 쪽을 넘기지 않는 비교적 짧은 분량의 총 101개의 단상을 엮은 형태다. ‘인생’‘지혜’‘인과’라는 추상적 단어부터 ‘가스’‘지폐’‘눈사람’ 같은 일상 소재, 또 ‘거위’‘하늘’‘거짓말’등 이적의 대표곡을 떠오르게 하는 단어까지 광범위하다.
이적은 글쓰기 도구를 ‘SNS’로 정했다. 대부분 2020년부터 자신의 인스타그램 등에 연재한 글을 바탕으로 했다. 이적은 출판 계약을 맺은 후 글쓰기의 동력을 얻기 위해 SNS를 활용, 많은 공감을 샀고 종종 사회적 화두를 던졌다.
이적은 “전혀 의도치 않았던 방향으로 읽히기도 했다. 반응에 대한 예측은 언제나 빗나가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통상적인 에세이 형식으로 한 편씩 길게 써봤는데 그러면 누군가를 가르치려는 느낌이 글에서 들었다. 작사가로서 짧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해 많이 덜어내고 압축해서 읽는 사람들이 빈 곳을 채울 수 있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SNS에 미리 공개한 글은 참신한 시각으로 화제를 모았다. ‘성공’의 정의는 “촌철살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널리 퍼졌다. “오랜만에 만난 조카 앞에서 구차하게 1만 원짜리를 셀 수 없어 호기롭게 5만 원을 줬다가 후회하지 않도록 3만 원권 지폐를 만들자”(글 ‘지폐’ 중)는 제안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결의안을 발의하겠다”고 호응하며 화제가 됐다.
그는 “‘이적의 단어들’이 독자들의 상상력에 불을 붙여주는 부싯돌 같은 책이 됐으면 좋겠다”며 “요즘에는 제 노래를 듣고 힘을 얻었다는 후배 아티스트의 말을 들을 때 가장 힘을 얻는 것 같다. 제가 해 온 음악과 세월과 헛되진 않았다는 생각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웃음, 여유, 사랑을 잃지 않고 목표를 향해 길게 걸어갈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