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직면한 달러…위안화·가상자산 거센 도전 속 바이든·연준 ‘갈팡질팡’ [흔들리는 달러패권]

입력 2023-06-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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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06-04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전쟁·팬데믹 겪으면서 달러 가치도 롤러코스터
신흥국들, 대안 통화 찾아나서기 시작
프랑스마저 “달러 의존 낮춰야”
러시아, 이란 등 제재 피해 위안 거래
연준 인플레 예측 실패·美 부채한도 협상도 발목

▲홍콩에서 2019년 8월 6일 한 시민이 달러와 위안이 그려진 벽화 옆을 지나고 있다. 홍콩/AP뉴시스
▲홍콩에서 2019년 8월 6일 한 시민이 달러와 위안이 그려진 벽화 옆을 지나고 있다. 홍콩/AP뉴시스
철옹성 같던 달러패권이 흔들리고 있다. 달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면서 롤러코스터 움직임을 보였고, 이에 막대한 타격을 받은 신흥국들은 대안 통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미국 핵심 동맹국이자 선진국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까지 최근 달러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주변국에 주장하면서 달러패권은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됐다.

최근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러시아와 브라질, 방글라데시, 아르헨티나, 이란 등은 최근 무역과 기타 거래에서 통화 수단을 위안화로 전환하고 있다. 서방의 제재를 회피하거나 달러의 대안을 찾으려는 목적이다.

▲ICE달러지수. 2일(현지시간) 종가 104.04. 출처 마켓워치
▲ICE달러지수. 2일(현지시간) 종가 104.04. 출처 마켓워치
러시아의 경우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서방과의 금융거래와 무역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환보유고에 있던 6400억 달러(약 854조 원) 중 최소 절반은 동결된 상태다. 결국, 3월 러시아는 419억 루블(약 7014억 원) 상당의 위안화를 사들였다. 2월과 비교했을 때 3배가 넘는 규모다. 지난달 러시아 중앙은행은 전체 외환보유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통화가 위안화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가 부도를 수차례 경험하고 달러 부족 문제를 겪는 아르헨티나는 4월 달러 대신 위안화로 중국산 수입품 대금을 지급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세르히오 마사 아르헨티나 경제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아르헨티나는 역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수출액이 150억 달러 감소했다”며 “이번 조치는 외화준비금 마련에 더 큰 힘을 실어주고 우리 경제에 자유와 역량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의 관계가 두터워지면서 ‘페트로위안’ 시대가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사우디는 그간 미국으로부터 안보를 보장받는 대가로 석유 거래 시 달러만 취급했다. 여기서 나온 말이 ‘오일머니’의 다른 말인 ‘페트로달러’다. 그러나 올해 들어 위안화 거래가 통용되면서 이런 전통이 깨지고 있다.

달러 지위를 이렇게 뒤흔드는 것엔 위부 위협과 내부 요인이 혼재한다. 외부 위협으로는 알려진 대로 중국 위안화와 가상자산(가상화폐)을 들 수 있다. 최근엔 내부적으로 조 바이든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갈팡질팡한 정책 행보가 달러 지위를 약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정부는 팬데믹 기간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풀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40여 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게 했다. 그 와중에 연준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며 방치했다가 이후 급히 기준금리를 올리며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수석 고문은 “연준의 문제는 모두를 걱정하게 할 것”이라며 “신뢰 상실은 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고용을 최대한 지원해야 하는 두 가지 임무와 더불어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고 시장을 이끄는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미국 정치권은 부채한도 상향 협상을 둘러싼 혼란에서 볼 수 있듯이 달러 지위를 스스로 위협하는 행태마저 보인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지난달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 “부채한도를 둘러싸고 대치하는 현 상황은 확실히 미국이 가진 세계적 지위와 신뢰에 있어 긍정적인 일은 아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 밖에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한 은행 위기와 미국 지역은행 불안 등이 달러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에노도이코노믹스의 다이애나 초이레바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은행 위기는 글로벌 통화 시스템에서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제 미국은 아시아 국가들에 달러 신용 한도를 확대하는 것을 포함해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결정적인 조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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