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최대 관광지 발리에서 각종 추태로 100여 명이 쫓겨나는 일이 벌어지자 발리 정부가 관광객들을 위한 에티켓 안내서까지 배포했다.
4일(현지시각) 자카르타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발리 당국은 이달부터 사원에 입장할 땐 노출을 피하고 전통의상을 입으라고 당부하는 등의 안내문을 나눠주기로 했다.
기도 목적 외에는 사원 내 신성한 공간에 들어가선 안 되고, 종교적 의미의 조각상을 만지거나 신성한 나무에 올라선 안 된다. 특히 사원이 아니어도 공공장소에선 예의 바르고 적절한 옷을 입으라는 권고도 담겼다.
이처럼 상식적인 내용의 안내문을 나눠주는 이유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의 사건 사고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리 정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129명의 외국인이 추방됐으며 1000명이 넘는 외국인이 교통 법규를 위반해 제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3월 인도네시아의 아궁산 꼭대기에서 한 러시아 남성이 바지를 내린 채 기념사진을 찍어 현지인들의 공분을 샀다. 아궁산은 인도네시아에서 '신의 거주지'로 여겨지며 신성시되는 곳이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러시아 남성에게 6개월 입국 금지 명령을 내렸다. 지난해 5월에는 러시아인 인플루언서 부부가 발리 타바난의 바바칸 사원에 있는 700년 된 반얀트리 나무에서 나체로 사진을 찍어 추방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한 사원에서 전통 의식이 열리는 동안 독일인 여성 관광객이 옷을 벗고 난입하다 체포된 바 있다.
와얀 코스터 발리 주지사는 "발리에서 부적절하게 행동하거나 비자 규칙을 지키지 않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나 이런 안내문까지 만들게 됐다"며 "발리는 오랜 문화를 기반으로 한 관광지로 관광객들도 품위를 지키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