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 가격 안정에 중소세트 업체는 ‘휘청’

입력 2009-05-0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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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들어 LCD패널 공급이 빠르게 안정화되면서 LG디스플레이 등 패널제조사들의 올해 사업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중소형 LCD TV 제조업체들은 유탄을 맞았다.

7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40% 가까운 가격 폭락을 경험했던 LCD 패널 가격이 전반적인 안정세에 들어섰다.

대신증권 강정원 연구원은 “5월 전반기를 보면 IT패널가격은 패널 1%~6% 상승, 중소형 TV패널 상승, 대형 TV패널 안정지속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면서 “세트업체들의 재고가 많이 회복되지 않았고, 3분기부터는 재고축적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올해 LCD 패널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도 “현재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으며 구미 6세대 신규 라인 가동률도 높아지고 있어 IT패널 공급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대만 시장조사기관 위츠뷰는 19인치 모니터 패널가격의 경우 1분기 대비 2분기에 4.2%의 가격 상승을, 42인치 TV패널의 경우는 같은 기간 1.3%의 수준의 가격하락을 전망해 IT패널 가격의 상승과 대형 TV패널 가격의 안정을 점쳤다. 이 같은 전망들은 LCD 패널 제조업체들의 올해 사업성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LCD패널 가격의 안정화는 중소형 LCD TV 제조사들에게 판매중단이라는 직격탄이 됐다.

지난해 패널 제조사들의 재고 밀어내기 물량에 기대어 저렴한 가격에 대형 LCD 패널을 공급받아 LCD TV판매에 나섰던 중소형 업체들이 최근 패널 수급을 맞추지 못해 사업을 축소하거나 접었기 때문이다.

또 메이저 업체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LCD TV를 판매하는 중소형 제조사들의 제품이 시장에 나오지 않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LCD TV 선택 범위도 축소됐다.

지난해 100만원 초반 가격으로 47인치 LCD TV를 판매해 관심을 끌었던 삼인디스플레이는 올해 LCD TV사업을 접었다. 기존 판매된 제품에 대한 사후서비스만 진행하고 신제품은 출시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삼인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대기업 제품의 가격도 많이 떨어져서 가격 차이가 줄은 데다, 더 이상 싼 패널을 찾을 수 없어 올해 생산과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제품으로는 드물게 120Hz LCD TV를 판매했던 파인포스도 올해 들어서는 손을 놓고 있는 형편이다.

파인포스 관계자는 “국내 LCD 패널을 많이 썼는데, 예전에는 재고를 처리하느라고 쌌지만 지금은 정상적인 출고가 이뤄지면서 패널가격이 장당 몇 십만원씩 올랐다”면서 “대형 패널 수급 자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패널 제조사들이 그나마 수익이 발생하는 대형 LCD 패널 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중소 세트 업체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졌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중소형 패널에서 오히려 수익이 나면서 패널 제조사들이 굳이 대형 패널을 밀어내기 식으로 공급할 필요가 없어져 중소 세트 업체들의 수급이 어려워 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LCD 패널 가격의 안정화가 메이저 세트 업체 중심의 LCD TV 시장 구도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메이저 업체들이 지난해 LCD TV 가격 인하에 나섰던 이유 중 하나가 중소형 업체들의 가격 공세에 대한 대응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TV선택의 폭이 제한될 소지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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